사격통제레이더 전자파 유해 여부 논란 계속돼

군 당국이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경북 성주 배치를 둘러싼 우려를 불식하고자 군사기밀까지 공개하며 적극적인 대국민 설득작업에 나섰다.

정확한 정보가 공개될수록 괴담 수준의 근거 없는 우려는 서서히 잦아들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사드의 사격통제레이더의 전자파가 인체에 유해한지를 둘러싼 '불안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15일 "미군이 오는 17일 괌 기지에서 운용 중인 사드 포대를 국내 언론에 공개할 때는 사드 레이더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미군이 괌의 사드 포대를 언론에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군은 취재진에게 괌 사드 포대의 안전성뿐 아니라 전략적 의미까지 폭넓게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괌 사드 포대의 레이더는 최대 탐지거리 800㎞의 사격통제용 레이더로, 성주에 배치될 사드 레이더와 종류가 같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 14일 국내 언론에 탄도탄 조기경보 레이더 '그린파인' 기지를 공개했다.

우리 군의 그린파인 기지가 언론에 공개된 것도 처음이다.

군은 그린파인 기지가 어디에 있는지조차 철저히 비밀에 부쳐왔다.

사드 레이더의 인체 유해성을 둘러싼 논란이 일자 군사기밀까지 공개하며 대국민 설득작업에 나선 것이다.

그린파인 레이더를 가동하고 레이더보다 6m 낮은 전방 30m 지점에서 6분 동안 관측한 전자파의 최대 강도는 0.2658W/㎡로, 허용 기준(6W/㎡)의 4.4%에 불과했다.

그린파인 레이더는 조기경보용으로, 사드의 사격통제용 레이더보다 탐지거리가 길어 북한 전역을 탐지망에 포함한다.

전자파 출력도 사드 레이더보다 강해 인원 출입을 통제하는 안전거리가 530m로, 사드(100m)에 비해 훨씬 길다.

우리 군은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 단계부터 탐지하고자 충청권에 있는 그린파인 레이더 2대를 교대로 가동하지만, 사드 레이더는 평소에는 꺼져 있다가 탄도미사일 발사 징후가 포착됐을 때 가동된다.

레이더에서 나오는 전자파의 양도 그만큼 적다는 얘기다.

다만, 사드 레이더는 고속으로 비행하는 적 미사일을 정밀하게 추적하고 요격하기 위해 목표물을 향해 집중적으로 빔을 쏘기 때문에 그린파인 레이더와 전자파 세기를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는 분석도 있다.

사드 레이더의 인원 안전거리는 그린파인보다 짧지만, 항공기 안전거리는 긴 것으로 알려졌다.

사드 레이더에서 2.4㎞ 떨어진 공중은 전파 교란 가능성 때문에 '일반 항공기 비행제한공역'으로 설정돼 항공기 출입이 제한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사드 레이더의 구체적인 주파수와 출력이 공개되지 않는 한, 안전성을 확신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방부가 군사기밀까지 공개하며 사드를 둘러싼 우려를 불식하는 데 나서자 사드에 관한 괴담 수준의 근거 없는 루머가 하나씩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사드 레이더가 고지대에서 북쪽 상공으로 빔을 방사하고 국내에서 아무 문제 없이 운용 중인 레이더보다도 전자파 출력이 약하다는 사실이 공개된 이상, 사드배치로 성주 특산물인 참외가 전자파로 오염된 '사드 참외'가 될 것이라는 주장과 같은 괴담은 설 자리가 없어진 상황이다.

사드배치에 강하게 반발하는 중국과 러시아에서는 유사시 한국에 배치된 사드가 타격 대상이 될 것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북한도 전날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성명을 통해 "남조선은 대국들 간의 정치, 경제, 군사, 외교적 갈등과 마찰의 한복판에 설 수밖에 없게 되어있다"고 주장하는 등 '괴담'을 퍼뜨리는 데 가세하는 형국이다.

군 관계자는 "성주 주민을 비롯해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사드가 대한민국의 안보를 강화하는 무기체계라는 점을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설득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ljglor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