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 주간' 성황… 태권도·김치·한복·드라마에 환호

박근혜 대통령이 이란 국빈 방문 중 선보인 K-컬쳐가 현지인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3일 문체부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밀라드타워와 문화재청, 테헤란대학 등지에서 한국 문화예술 전반을 보여주는 '한국문화주간'(Korea Culture Week) 행사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박 대통령 순방을 계기로 기획된 이번 행사에는 태권도, 한식, 한복, 드라마, 시(詩)문학 등 다양한 한국 문화예술이 소개됐다.

이날 밀라드타워 콘서홀에서 태권도 시범이 진행되는 동안 1천600여 좌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연신 탄성과 함께 박수갈채를 보냈다.

길란대학교 건축학과에 다니는 마나 사불 씨는 "이번 공연에서 특히 태권도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며 "절도 있는 태권도 품새와 박진감 넘치는 격파 기술에 넋을 잃고 바라봤다"고 말했다.

밀라드타워 전시실에서 개최된 '한국 식문화의 가치와 K-할랄푸드, 문화의 체험'이란 주제의 전시회에서는 김치에 이목이 집중됐다.

할랄 인증을 받은 재료를 사용해 만든 '백김치', '석류김치', '배추김치', '깍두기' 등 10여종의 김치를 맛보려는 관람객들이 장사진을 이루기도 했다.

배추김치를 맛본 싸마네 엡따리 씨는 "이전에 김치를 먹어본 적이 있지만 이렇게 한국에서 직접 가져온 김치를 맛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조금 맵긴 하지만, 싱겁거나 짜지도 않고 정말 맛있다.

한국음식을 직접 먹어볼 수 있는 행사가 열려서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중동 및 이슬람 16개국에 수출된 김치는 391만달러 어치로 전체 김치 수출의 5.3%를 차지했다.

이슬람권에 대한 김치 수출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전시회에서는 한복도 선보였다.

이란과학기술대학원 기계공학과에 재학 중인 샤브남 야즈다니 씨는 "한복을 처음 입어보는데 정말 예쁘다"며 "한국과 이란 문화에는 비슷한 점이 많아 이란인들이 쉽게 다가갈 수가 있다"고 말했다.

테헤란 대학교에서 힌디어를 전공하는 호세인 에브러히미 씨는 "처음 입어본 한복인데 색깔이 정말 예쁘고 입어본 느낌도 좋다"며 "이렇게 직접 한복을 입어볼 수 있는 기회를 얻어 영광이다"고 즐거워했다.

또 밀라드타워 시네마홀에서 열린 '한류 드라마 상영회'에는 한국 드라마 팬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이란의 최대 한류 팬클럽인 '프라클러스' 회원들을 포함해 걸그룹 '소녀시대'와 아이돌그룹 '인피니트', '엑소', '슈퍼주니어' 등의 팬들이 몰려와 한류의 높은 인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프라클러스' 홈페이지의 방문자 수는 하루 평균 4만명으로, 최신 앨범 소개 등 k팝 소식을 사진과 영상으로 생생히 전하고 있다.

상영회에서는 KBS '장영실', MBC '옥중화', SBS '육룡이 나르샤'가 상영됐는데, 이를 시청한 관람객들은 하루 빨리 이란 안방에서 이런 드라마를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냈다.

행사 직후 이란 국영방송사인 IRIB는 이들 드라마를 구매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문체부는 전했다.

이란 문화재청에서 열린 두 나라 문학인들의 '한-이란 시(詩)의 만남' 행사에서도 100여 명의 청중이 한국 시에 대해 많은 질문을 하는 등 큰 관심을 나타냈다.

문체부는 "이번 '한국문화주간' 행사를 계기로 우리나라 문화와 콘텐츠의 이란 진출을 돕기 위해 내년에 한국문화원을 개원하고, '한-이란 상호 문화 교류의 해'를 추진해 양국간 문화교류가 더욱 활성화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연합뉴스) 김영만 기자 ym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