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첨단 고(高)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사진)를 한국에 판매하겠는 의향을 의회에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렇지만 미국이 제시한 가격이 예상치를 크게 웃돌아 구매 협상에 진통이 예상된다.

미 국방부 산하 국방안보협력국(DSCA)은 24일(현지시간) 글로벌호크의 한국 판매 의향 사실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주일미군 기지 등에서 운용하는 글로벌호크를 판매하겠다고 의회에 통보한 것은 아시아·태평양지역 국가 중 한국이 처음이다.

DSCA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글로벌호크(RQ-4 블록 30형) 네 대의 장비와 부품, 훈련, 군수지원 등을 포함한 판매 가격을 12억달러(약 1조3000억원)로 제시했다. 미 국방부는 의회에서 판매 승인이 나면 곧바로 구매수락서(LOA)를 한국의 방위사업청에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측이 의회에 제시한 1조3000억원은 우리 정부가 예상한 가격 4000여억원의 세 배에 이른다. 특히 미국 측이 작년 7월 제시한 9400여억원에 비해 3600여억원이 오른 가격이다. 미국 측은 한국 판매용 비행체 개조비와 성능개량비, 기술 현대화비 등이 늘고 개발비도 별도 신설해 가격이 올랐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방사청의 한 관계자는 “미 의회에서 승인되면 우리에게 LOA를 보내고, 방사청은 이를 검토해 조건에 맞으면 협상에 들어갈 것”이라며 “우리가 책정한 예산 안의 범위에 들어오지 못하면 구매 협상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25일 설명했다.

노스럽 그루먼사가 제작한 글로벌호크는 지상 20㎞ 상공에서 레이더와 적외선탐지 장비 등을 통해 지상 0.3m 크기의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는 첩보위성 수준급의 무인정찰기다. 작전 비행시간은 38~42시간이며 작전 반경은 3000㎞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