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은 나와 이상하게 닮은 점이 많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난 6월 '6.15 남북공동선언 9주년 기념식'에서 한 이 말은 불행히도 마지막까지 들어맞았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은 연설 서두에서 "전생에 노 전 대통령과 나는 형제 간이 아닌가"라고 할 정도로 '닮은 점'을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과 나만이 북한을 가서 정상회담을 하고, 둘 다 농민의 아들로 태어났다"면서 "노 전 대통령은 부산상고를 다녔고, 나는 목포상고를 다녔다"고 말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은 대학을 못 간 대신 변호사가 됐고, 나는 열심히 사업해 돈 좀 벌었다"면서 "나는 이승만 정권, 노무현은 박정희 정권, 독재 때 본업을 버리고 정치에 들어갔다. 그 다음에 정치에 들어가서 다시 또 반독재 투쟁을 같이 했는데, 이렇게 해서 노 대통령과 저와는 연분이 많다. 당도 같이 했고, 국회의원도 같이 했고.북한도 같이 교대로 갔다 왔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 서거를 듣고 내 몸의 반쪽이 무너진 것 같다고 했는데, 이것은 지나간 과거만의 여간한 인연이 아니다"고 말했다.

결국 김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 불과 87일만에 남은 '반쪽'마저 그 뒤를 따르며 또 한 번 '닮은 꼴'이 됐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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