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 응하지 않으면 일방적으로 결심"

북한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은 10일 남북간의 개성공단 실무회담이 "결렬의 위기"에 처해 있다며 남측이 향후 회담에 성실히 응하지 않을 경우 "이미 천명한대로 우리의 결심대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북한의 언론매체들이 보도했다.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은 대변인 담화에서 지난 4차례의 회담 결과 "우리는 남측 당국이 우리의 아량과 성의를 모독하면서 도전적으로 나오는 조건에서 개성공업지구 실무접촉을 통해 협상의 방법으로 과연 문제를 해결할수 있겠는가 하는 위구심을 가지게 되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담화는 남측이 "처음부터 달가워하지 않으면서 마지못해" 개성회담에 나서 지난 제4차 회담에서 "마침내 대결적 본성"을 드러냈다고 비난하며 특히 제4차 회담 내용에 불만을 나타냈다.

이와 관련, 담화는 제4차 회담에서 남측이 "수십페이지에 달하는 장문의 발언문을 근 한시간에 걸쳐 목청을 돋구어" 읽어내려 간 "광경은 과거 파쑈독재 정권시기 북남대화의 한 장면을 그대로 연상케 했다"고 주장하고, 북한에 억류된 현대아산 직원 류모씨 문제부터 해결하자는 남측의 요구를 "생떼"라고 거부했다.

이어 담화는 "우리는 이번에 남측을 대상(상대)해보고 첫 시작부터 환멸"을 느꼈으며 "접촉을 계속해나가겠는가를 신중히 다시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말하고 "지난 4차례의 실무접촉을 통해 남측의 정체는 완전히 드러났다"고 덧붙여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첫 남북당국간 회담인 개성회담을 남측 입장을 떠보는 기회로 삼았음을 시사했다.

담화는 자신들은 개성공단 사업의 유지와 정상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했는데 "남측이 이 모든 노력과 성의를 무시하고 그에 정반대되게 행동"했고 회담장 밖에선 "접촉에 찬물을 끼얹는 언동을 서슴지 않았다"고 비난하고 이는 남측이 북측에 "책임을 넘겨씌워 공업지구를 깨려는" 생각인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담화는 "이러한 무의미한 접촉은 백번 한들 아무런 소용이 없으며 그러한 접촉을 거듭하면 할수록 오히려 불신이 덧쌓이고 대결감정이 격화되게 될 뿐"이라며 "개성공업지구 실무접촉과 공업지구의 전도는 전적으로 남측이 어떻게 나오는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5차 실무회담이 개성공단 향배에 결정적인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이나 남북은 지난 2일 4차회담 때 5차 회담 날짜조차 합의하지 못한 채 헤어졌다.

(서울연합뉴스) 최선영 기자 chs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