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재보선은 `재보선은 여당에 불리하다'는 명제를 어김없이 입증했다.

통상 재보선이 현 정권에 대한 심판의 성격을 갖는 데다, 정권 출범 이후 비판론이 비등한다는 점에서 재보선은 `야당의 잔치'가 돼왔다.

지난 17대 국회 시절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이 2007년 4.25 재보선을 제외하고 `40 대 0'이라는 재보선 불패 신화를 이어왔다는 점도 이를 반영한다.

이 같은 현상은 18대 국회 들어서도 어김없이 반복되고 있다.

작년부터 지금까지 치러진 재보선은 모두 세차례다.

정권 교체는 물론 총선에서의 과반 의석 확보로 승승장구해온 한나라당이 거둔 성적표는 초라하다고 할 수 있다.

이명박 정부와 18대 국회 출범 후 처음 치러진 지난해 6.4 재보선에서 정권 교체 후 첫 패배를 맛봤다.

전국 52개 선거구에서 치러진 6.4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은 기초단체장 선거구 6곳에 후보자를 내 텃밭인 경북 청도 1곳에서만 승리를 거뒀으며, 29곳의 광역의원 선거구에서도 불과 8곳만을 건졌다.

당시 한나라당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의 직격탄을 맞은 데 따른 것이다.

동시에 정권 초반 계속된 인사실패, 정책 혼선 등 국정운영의 난맥상도 민심 이반의 요인이었다.

이어 작년 10월29일 치러진 두번째 재보선에서는 간신히 체면을 세우는 선에서 만족해야 했다.

기초단체장 선거구 2곳 중에서 울산 울주군수에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됐고, 3곳의 광역의원 선거구에서 2곳에서 승리한 것.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텃밭에서 승리한 것'이라는 냉혹한 평가도 있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촉발, 국내 증시가 곤두박질치고 있는 상황에서 치러졌다는 점에서 `선전'했다는 자체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10.29 재보선의 여세를 몰아 `1무1패'라는 저조한 재보선 성적표를 딛고 기필코 `1승'을 올리겠다는 한나라당의 각오는 4.29 재보선에서 무참히 무너졌다.

18대 국회 들어 처음으로 국회의원 재선거가 포함된 재보선이자 각 당 지도부가 총력을 기울인 선거였다는 점에서 이번 재보선에 실린 정치적 비중은 지난해 두차례의 재보선을 압도했던 터였다.

한나라당이 경제위기로 등을 진 민심을 돌리지 못한 결과다.

박연차 게이트를 비롯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 정동영 전 통일장관의 민주당 탈당 등의 `호재'에도 불구하고 야당의 정권심판론에 맥없이 무너진 것.
결국 한나라당으로서는 오는 10월 재보선을 통한 `재보선 징크스 깨기'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한나라당이 경제회복을 통한 민심얻기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 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