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조건으론 6~7일 가능성"

북한이 예고한 '시험통신위성 운반로켓' 발사일이 임박하면서 한반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11일 시험통신위성 '광명성 2호'를 실은 운반로켓 '은하-2호'를 4~8일 오전 11시~오후 4시 사이에 발사하겠다고 국제해사기구(IMO) 등에 통보한 상태다.

발사를 예고한 로켓은 현재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미사일 발사장의 발사대에서 몸체를 완전히 드러낸 상태다.

길이 32m, 직경 2.2m, 중량 70t 이상으로 추정되는 이 로켓은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1~2단과 고체연료를 이용하는 3단으로 구성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미국 CNN은 2일 미국 국방부 관리의 발언을 인용해 북한이 로켓 연료주입 작업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질산 계통의 액체연료는 독성이 강하기 때문에 주입 후 3~4일 뒤에는 발사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로켓 발사일을 택일하는 데는 기상 조건과 내부 정치일정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기상은 로켓의 궤적 추적과 부속품 안정성에 밀접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반드시 고려해야 할 변수라는 것이다.

바람이 거세거나 구름이 끼고, 비나 눈이 오는 날씨는 인공위성을 띄우는데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로켓의 하중보다 강한 바람이 로켓을 때리면 부러질 가능성이 있고 구름은 정전기를 생성, 발사체의 전자장비에 영향을 줘 비정상적으로 비행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군과 기상당국은 발사장이 있는 무수단리 상공의 날씨가 4~5일은 구름이 많고 6~7일은 중간 중간 햇살이 보일 정도로 옅은 구름이 낄 것으로 예보하고 있다.

그리고 8일에는 온 종일 짙은 구름이 깔릴 것으로 예보했다.

기상조건으로만 본다면 6~7일이 그나마 발사하기에 가장 적당한 날인 셈이다.

청와대의 한 핵심참모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날씨가 관건인데 현재 일기예보 상으로는 이번 주말(4~5일)보다는 오는 6~7일 발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도 최근 "북한은 로켓이 발사돼 하늘로 치솟는 장면을 촬영해 내부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기상 상태를 반드시 고려할 것"이라며 "청명과 한식일 전후로는 비가 올 가능성이 있어 6~7일이 적당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한 전문가는 "북한은 이번에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크기 때문에 날씨를 고려할 것"이라며 "6~7일에 발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 역시 "북한은 1998년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선거 한 달 뒤 열린 전체회의의 닷새 전에 자칭 `광명성 1호'를 발사한 바 있다"면서 "이런 사례를 감안하면 4~5일에 발사할 수도 있으나 기상 조건을 보면 6~7일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내부 정치일정을 감안해 발사일을 택일할 것이란 주장도 나오고 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최고인민회의 제12기 첫 회의가 9일 개최되기 때문에 4~5일께 발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북한의 주장대로 인공위성을 발사했다면 그 결과를 내부적으로 홍보해야 하고 사후 대책도 마련해야 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4~5일께 발사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정보당국의 한 소식통은 3일 "북한이 4~8일 발사를 예고했지만 극적 효과를 노릴 수 있는 날짜를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기상 조건을 완전히 무시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