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코멘트.유보 22명..민주 의원 61명 설문조사

정동영(DY) 전 통일부 장관의 출마를 둘러싼 민주당내 기류가 복잡다기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정 전 장관의 출마 선언 전에는 대선후보까지 지낸 거물급 정치인의 때이른 복귀에 대해 부정적 시각이 강했지만 막상 출마 선언이 이뤄지자 당내 분란을 막기 위해 불가피하게 공천을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만만치 않게 나오고 있다.

◇출마엔 `부정적' 우세 = 연합뉴스는 16일 당 소속의원 83명 가운데 연락이 닿지 않은 22명을 제외한 61명을 대상으로 정 전 장관 출마 및 공천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이미 성명 등을 통해 입장을 밝힌 의원은 별도로 접촉하지 않았다.

정 전 장관 출마에 대해서는 반대가 30명으로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고, 출마에 찬성한다는 입장은 그의 계보 의원들을 중심으로 12명에 불과했다.

19명의 의원들은 `노코멘트' 내지 `판단 유보'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들 의원 중 상당수는 구체적 찬반 입장 표명을 꺼렸지만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는 의원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공천엔 찬반 엇갈려 = 정 전 장관의 출마 자체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우세하 것과는 달리, 공천 여부에 대해서는 사뭇 다른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명시적으로 공천에 반대한다는 의견은 18명이었고, 찬성한다는 의견은 이보다 더 많은 21명이었으며, 노코멘트 내지 판단 유보가 22명이었다.

이는 정 전 장관 출마를 반대하는 의원 중에서도 이미 출마를 선언한 이상 당내 갈등을 피하기 위해 공천을 주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장세환 의원은 "정 전 장관의 출마가 모양새도 좋지 않고 당과의 협의 과정도 매끄럽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전면전도 불사하겠다고 출마를 선언한 마당에 공천을 줘 파장을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 중진 의원도 "솔직히 정 전 장관의 출마에는 양면성이 있었기 때문에 유보적 입장이었다"며 "그러나 당 대표와 대선후보까지 지낸 지도자가 출마 결정을 내렸다면 이를 존중해서 공천을 주는 것이 순리"라고 밝혔다.

하지만 노코멘트나 판단 유보로 분류해달라고 대답한 의원 22명 중에는 정 전 장관의 공천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이들 중 상당수는 정세균 대표 등 당 지도부가 꾸린 공천심사위원회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재선의원은 "정 전 장관이 출마를 선언한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면서도 "정 대표가 처음부터 된다, 안된다를 명확하게 얘기하지 않고 애매하게 정리했던 부분 역시 잘못됐던 일"이라고 지도부와 정 전 장관에 대한 양비론을 폈다.

다른 중진의원은 "정 전 장관이 대승적으로 자기결단한 것이겠지만 이로 인해 당의 입장을 당혹스럽게 만든 부분이 있다"며 "일단 공천심사 절차를 밟겠지만 지금 공천을 줘야 한다, 말아야 한다는 언급은 공천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강병철 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