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국회가 한층 젊어지고 다양한 경력을 가진 국회의원들이 대거 입성하면서 의원들의 출퇴근 풍속도도 확 바뀌었다. 자전거 인라인 조깅 KTX 전철 자가운전 등 출퇴근 방법도 제각각이다. 검은 색 세단 일색이었던 과거의 '의원 나리들'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풍경이 매일 아침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우선 자전거파 의원들은 매일 아침 6시30분~7시쯤이면 국회 정문 앞에 서 있는 의경들에게 상쾌한 아침 인사를 건넨다. 정양석 한나라당 의원(서울 강북갑)은 왕복 50㎞를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국회 내 대표적인 '자전거 전도사'. 지역구에서도 자전거로 이동한다는 정 의원은 "에너지도 절약하고 운동도 하고 지역주민들과 스스럼없이 지낼 수 있어 더할나위 없이 좋다"고 말했다.

무소속 이인제 의원은 최근 몇 년간 거의 매일 자전거로 출근한다. 일명 '쫄쫄이복'이라 불리는 사이클 복장에 헬멧을 착용하고 자택인 강남구 자곡동에서 탄천을 따라 올림픽 한강둔치길을 이용한다. 국회까지는 1시간5분 정도 소요된다. 검은 모자에 검은색 선글라스를 끼고 페달을 밟는 이 의원을 보면 순간 경륜 선수로 착각하는 사람도 있다.

정병국 한나라당 의원은 강남구 압구정동 자택에서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출근한다. 처음엔 체육복 차림 때문에 의경들에게 제지를 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지만 지금은 정 의원의 '생얼(?)'을 모르는 의경은 없다. 그는 국회 인라인 동호회 회원이기도 하다.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의원들도 있다. 자유선진당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과 이명수 의원(충남 아산)은 매일 오전 6~7시 KTX 첫 차로 상경한다. 서울 도봉구가 지역구인 김선동 한나라당 의원은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한다.

집이 여의도에서 가깝거나 국회 근처에서 생활하는 의원들 중에는 튼튼한 다리를 이용하는 '뚜벅이족'이 적지 않다. 강용석 한나라당 의원(서울 마포을)은 자택이 마포 상수역 근처라 아침 6시면 조깅으로 서강대교를 건넌다. 자택에서 국회 의원회관까지는 3㎞ 정도로 의원회관 내 체력단련실에서 샤워한 뒤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전병헌 민주당 의원도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마라톤으로 출근하고 황영철 윤두환 정갑윤 의원 등 국회 인근에서 자취하는 지방 의원들은 경보로 출퇴근한다.

이준혁 기자/정원화 인턴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