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어 전공 장병을 찾아라" 정부의 이라크 추가파병 결정 이후 아랍어 전공 장병을 확보하느라 군에 비상이걸렸다. 군은 언어소통의 어려움으로 현지 주민들과 충돌한 미군들의 실수를 되풀이하지않기 위해서는 아랍어 통역요원을 충분히 확보하는 게 급선무라고 판단, 파병 요원선발에 앞서 전국 예하부대에 걸쳐 아랍어 전공자 파악에 나선 것이다. 미군이 이라크 점령 초기 이슬람과 아랍 문화, 정서 등에 대한 충분한 사전 이해와 진지한 연구가 없었는 데다 아랍어에 능통한 전문인력도 제대로 충원하지 못해주민들과 갈등을 빚은 게 희생자 속출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미군들이 영어가 통하지 않는 시골지역 순찰이나 대민 지원업무 시 잦은 오해와분쟁을 유발하고, 사소한 시비가 확대돼 총격전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종종 발생했던것이다. 한국군이 미 101공중강습사단의 임무를 교대해 내년 2월부터 주둔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라크 북부 모술 주민 대부분은 사담 후세인의 장기 독재 치하에서 현대식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영어를 구사할 줄 모르는 것으로 군은 파악하고 있다. 따라서 군은 현지에서 돌발 사태나 미묘한 갈등이 발생했을 때 상호 이해를 도와주고 문화적 간격을 메워줄 수 있는 통역요원의 현장 배치가 절대적으로 필요할것으로 보고 아랍어 전공자를 물색하고 있는 것이다. 군은 24일 현재까지 아랍어 구사가 가능한 장교들의 명단은 완전히 확보했으나병사들에 대한 아랍어 전공 파악작업은 계속 진행하고 있다. 지난 80년 이래 국내외 교육기관에서 아랍어관련 학문을 위탁교육받은 현역 장교는 육군 27명, 해군 4명, 공군 3명 등 34명으로 집계됐고, 현재 요르단과 사우디아라비아 군사학교에 각각 1명이 유학 중이다. 군은 이라크 파병 통역요원으로 최소 50∼100명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는 공병과 의료지원부대를 핵심 임무로 하는 혼성부대가 편성될 경우 중대급 부대마다 적어도 통역요원 1명씩 소요될 것이라는 가정에 따른 것이다. 군은 아랍어 전공 병사들을 파악하더라도 막상 통역병으로 선발하는 데는 적지않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국내 대학의 아랍어 학과가 많지 않고, 대학 1, 2학년 재학 중 입대한 병사의경우 통역능력이 의심스러운데다 파병을 위해서는 복무 잔류기간이 최소 6개월이상남아 있어야 하는 만큼 적임자 물색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아랍어 능통자를 발굴하더라도 본인이나 부모가 동의하지 않는다면 파병을 강제할 수 있는 방안이 없는 점도 통역병 선정을 앞두고 군 당국이 고심하는 대목이다. 군은 이러한 현실을 감안해 체력과 체격, 경력 등을 기준으로 파병 대상자를 엄선하는 일반 장병들과 달리 통역요원의 경우 일단 언어구사 능력만 갖췄다면 선발할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어를 비롯한 일반 외국어에 비해 평소 군내 소요가 거의 없어 복무 중 전공을살릴 기회를 거의 갖지 못한 아랍어 전공자들이 이라크 파병 결정을 계기로 졸지에`귀하신 몸'이 된 것이다. 군은 통역요원들이 확보되면 파병을 앞두고 경기 광주 소재 특전교육단 등지에서 실시될 예정인 현지적응훈련 기간에 모든 장병들에게 간단한 아랍어 인사말과 대화언어를 가르치도록 할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황대일 기자 had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