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일 8천여개의 폐연료봉 재처리를 완료하고 추출된 플루토늄을 핵억제력 강화 용도로 변경 시켰다고 밝힌 데 대해 북한 전문가들은 대체로 2차 6자회담을 앞두고 참가국들에 대한 압박전술로 분석했다. 백승주 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은 베이징 6자회담 이후 미국이 대북 강경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데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며 "북한은 보다 강도높은 대미 메시지 전달의 필요성에 따라 이를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백 연구위원은 "북한은 플루토늄을 핵억제력 강화 방도로 용도 변경시켰다고 밝힘으로써 회담 참가국들에 경각심을 심어주고 미국에 대해 차기 회담에서 핵문제의일괄타결과 동시행동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북한의 폐연료봉 재처리 및 플루토늄 생산은 미국보다 중국에 심각한부담을 줄 것"이라며 대중국 압력설을 제기했다. 현재 중국 정부는 북한의 폐연료봉 재처리 및 핵무기 보유를 장기적 측면에서중국의 정치체제를 위협하는 한 요인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따라서 이번 외무성 대변인 담화는 미국과 중국을 동시에 겨냥한 이중 포석으로 보인다"며 "그동안 북한핵 문제의 중재자로 나선 중국의 입장이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현준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의 플루토늄 용도변경을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와 북한을 겨냥한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 대한 반발로 해석했다. 전 연구위원은 "북한은 그동안 핵문제에서 미국에 동시행동 원칙을 강조해 왔으나 미국은 이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북한은 핵문제에서 결코 일방적으로 무장해제 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미국에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미 행정부는 북한이 이미 최소 1~2기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북한의 핵무기 보유보다 핵확산금지에 더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며 "북한의 이번 발표가 미국의 대북 압박정책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상환 기자 ki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