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무문(大道無門)을 한글로 쓰면 '큰 도적에는 문(門)이 없다'는 뜻인지 큰 길에는 문이 없다 인지 알 수 없지 않습니까"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이 22일 오후 서울 경운동 수운회관에서 열린 사단법인 전국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회장 민관식 전 문교부장관) 초청 특별강연에 참석해 초등학교에서의 한자교육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 전 대통령은 "한자는 외국어가 아니며 한자 자체가 바로 우리말이기 때문에 언어생활과 문자생활을 정상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한자를 알아야 한다"면서"공부를 잘 한다고 하는 대학생들 중 부모이름을 한자로 쓸 줄 아는 학생이 절반이 안된다고 하니 보통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우리 국민이 반문맹이 된 것은 박정희를 비롯한 3대에 걸친 군사독재자들이 한자를 가르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대통령 재직시절 초등학교에서 한자를 가르치도록 했지만 정규과목으로 가르치지 못한 점에 아쉬움을 느낀다"고 회고했다. 김 전대통령은 이어 대통령 재임시절인 지난 93년 당시 방한 중이던 미국의 클린턴 대통령에게 '대도무문(大道無門)'이란 휘호를 적어준 일화를 소개하며 "한글로 '대도무문'이라고 써놓으면 '큰길에는 문이없다"인지 '큰 도적에게는 문이 없다'란 뜻인지 알수 없다"고 말해 청중들의 박수를 받았다. 김 전대통령은 현시국과 관련, "국가안보와 경제문제, 교육문제를 비롯한 여러가지 중대한 문제들이 터져나와 요즘 여러가지로 불안하게 상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후임대통령이 잘 해주기를 바라지만 솔직히 말해 걱정이 앞선다"라고 말하기도했다. 이날 김 전대통령의 강연을 듣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로 4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강당이 가득 찼으며 미처 자리를 잡지 못한 청중들은 복도에 앉거나 입구에 서서강연을 듣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zitro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