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미국이 핵문제 해결을 위한 다자대화 착수 문제에 대해 본격적인 협의에 착수한 것으로 15일 알려짐에 따라 어떤 결론이 도출될지 주목된다. 북미 양측은 지난 12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의 다자대화 수용시사 언급 직후 외교경로를 통한 직.간접적인 협의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양측간 접촉이 예상보다 조기에 이뤄짐에 따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의 언급이후 성사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다자대화 착수 여부에 대한 결정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필립 리커 미 국무부 대변인은 14일 "우리는 북한의 성명을 관심을 갖고 읽었으며, 적절한 외교경로를 통해 적절한 처리를 하고 있다"면서 "며칠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향후 며칠이 중요한 고비임을 시사했다. 하워드 베이커 주일미국대사는 이와 관련, "북한 핵문제를 둘러싼 다자간 협의문제가 수일내에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고 일본 언론들이 15일 보도했다. 우리 정부는 이에 대해 아직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면서 신중론을 개진하고 있지만 북미간 원만한 합의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빠르면 이번 주내, 늦어도 다음 주께 북미간에 다자대화 착수를 위한 큰 틀의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북미 양측이 외교경로를 통해 다자대화 착수에 최종 합의할 경우 구체적인 대화의 틀, 착수 시점, 참석자, 의제 등도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그러나 북미 양측간에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다자대화가 실제 성사되고 대화착수이후 북핵문제 협의가 실질적인 진전을 보기까지에는 적지 않은 고비도 예상된다. 우선 다자대화의 예상의제를 놓고 북한의 핵포기 및 검증 방안을 요구하는 미국과 체제안전보장, 대북 적대시정책 포기를 요구하는 북한간의 입장이 맞설 수 있고,어떤 의제를 먼저 논의할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릴 수 있다. 또 북한은 다자대화와는 별도의 북미대화를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반면 미국은최대한 북미 양자대화의 모습을 피하면서 북한의 핵포기를 위한 국제적 압력을 가중시키는 방안으로 다자대화를 이용할 수도 있다. 실제 김영삼(金泳三) 정부 당시인 지난 96년 한미 양측의 제안으로 성사된 4자회담에서 북한은 회담의 효율성을 내세워 남북한과 미국간의 3자협의회 개최를 주장,예비회담에만 1년이 걸린 적도 있다. (서울=연합뉴스) 황재훈기자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