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가 김홍일(金弘一)의원 탈당을 비롯, 현안에 대한 해법으로 제시한 `조용한 해결'의 키워드는 '기다림'이 될 것 같다. 김 의원 탈당과 아태재단 해체, 청와대 비서진 문책, 비리혐의 의원의 검찰 자진출두 등 모든 문제가 공론화돼있기 때문에 청와대와 김 의원이 적절한 해답을 내놓을 때까지 시간을 준다는 것이다. 한 대표가 "나에게 맡겨달라"며 사태의 조용한 해결로 가닥을 잡은 것은 신기남(辛基南) 의원을 비롯한 일부 쇄신파의 요구와 이로 인한 동교동계 등 구주류의 극심한 반발 등 어수선한 당내 상황을 진정시키기 위한 수순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한 대표가 당장 청와대에 들어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면담하거나 김홍일 의원을 만나 탈당을 권유하는 등의 행동은 없을 것이라는 게 대표 주변의 관측이다. 이와 관련 한 대표의 측근은 29일 "대표가 섣불리 청와대에 들어가 대통령을 면담하거나 김 의원을 만나고 이 사실이 알려지면 곧바로 해답을 내놓아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 되기 때문에 오히려 청와대와 민주당을 스스로 압박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고 말했다. 물밑에서 조용히 의견을 조율한뒤 구체적인 해법의 가닥이 잡힌 다음에야 한 대표의 청와대 방문 등 `액션'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측근은 또 "자꾸 당내에서 갈등이 불거지면 해결이 더 어려워지기 때문에 상황을 진정시키는 것이 급선무"라며 "청와대와 김 의원이 당내 여론을 충분히 알고 있기 때문에 자구책을 고민할 시간을 갖고 1주일 가량 지나면 해법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 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