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와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의원간 중부권 신당 창당설의 실현 가능성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흐름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중부권 신당이 태동할 경우 충청권 표심의 향방에 변화가 예상되고, 대선이 다자구도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 대선 전략의 근본적인 수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 핵심 당직자는 22일 "경선불복의 원죄로 시달리는 이인제 의원이 지난 97년에 이어 다시 당을 만드는 것은 죽을 꾀를 내는 것"이라며 신당 창당 가능성을 높게보지 않았다. 이회창(李會昌) 후보측 핵심 관계자도 "김종필 총재로선 지방선거에서 충청권에서 살아남는 게 절박한 과제이고, 이인제 의원도 충남대전을 기반으로 재기를 모색해야 하는 만큼 두 사람 사이에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그러나 이 의원이 김 총재와 손을 잡고 대선에 출마하는 것은 큰 이득이 없기때문에 이 의원이 그런 결정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회의적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김 총재와 이 의원간 내달 3일 회동에선 지방선거에서 대전.충청권의 연합공천 문제 등이 주로 논의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당일각에선 중부권 신당이 구체화되고, 이 의원이 신당의 대선주자로 나설 경우 이회창 후보가 내심 공들여 온 대전.충청표의 상당부분이 신당쪽으로 쏠려대선 득표전에 차질이 오는 상황을 우려했다. 핵심 관계자는 "그렇지 않아도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돌풍으로 부산.경남표가 분산되는 상황에서 대전.충청표마저 신당이 가져갈 경우 대선승리에 상당한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노무현-이인제간 관계가 회복불능의 상태로 빠져들었다고 판단, 지방선거후 대선전 한나라당과 신당의 연대 가능성을 저울질하며 "나쁘지 않다(not bad)"는 견해도 적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안수훈 기자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