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2일 국회 정상화를 위한 협상을 벌였으나 한나라당 안택수(安澤秀) 의원의 '대통령 하야' 발언에 대한 야당측 사과의 수위를 놓고 견해가 맞서 진통을 겪었다. 민주당 이상수(李相洙), 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 총무는 이날 접촉을 갖고 국회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으나 이상수 총무는 "이재오 총무가 '원내 대표'로서 안 의원을 대신해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으나 이재오 총무는 "총무로서 유감표명을 하는 선에서 매듭짓자"고 맞섰다. 또 이상수 총무는 야당의 재발방지 약속과 함께 안 의원 발언에 대한 사과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으나, 이재오 총무는 "국회 파행에 대해서만 유감을 표명하되 국회파행을 막기위해 여야 공동으로 노력하자는 내용만 언급하겠다"며 이에 반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예정된 경제Ⅰ분야 대정부 질문을 위한 국회 본회의가 지연되는등 국회가 사흘째 파행을 빚었다. 여야는 그러나 안 의원 발언의 국회 속기록 삭제와 한나라당 김용갑(金容甲) 의원의 색깔론 공세 지양, 이만섭(李萬燮) 의장의 '의원들의 거친 발언 자제' 촉구 등에는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한나라당 안영근(安泳根) 유성근(兪成根) 의원은 이날 대정부질문에 앞서 배포한 질문원고에서 "두산의 한국중공업 인수를 도와준 막후실세가 K의원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지난해 여권실세 K K K와 국정원 고위간부 등이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는 정현준.진승현 사건이 터졌고, 올해에도 작년과 동일한 여권실세인 K K와검.경, 국정원, 조폭이 총체적으로 연루된 의혹의 이용호 사건이 터졌다"며 영문 이니셜을 사용한 공세를 재개, 대정부질문이 속개되더라도 여야간 격돌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이날 오전 당4역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어 안 의원 발언에 대한 당차원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이 전제되지 않는 한 국회 본회의에 응할수 없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상수 총무는 "이 총무가 원내대표로서 사과할 수 없다면 전날 총무회담 합의는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밝혔고 전용학(田溶鶴) 대변인은 "안 의원 발언에 대한 명시적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이 없는 한 대정부질문에 응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이재오 총무는 당3역회의에서 "민주당이 비리연루 의혹 연루 혐의자들에 대해 실명을 거론하겠다고 하니 국회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광근(張光根) 수석부대변인은 "민주당이 국회를 외면할 경우 오늘 우리당과 자민련 단독으로 본회의를 진행하겠다"면서 "이만섭(李萬燮) 의장이 끝내 사회를 거부할 경우 정치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민주당 설 훈(薛 勳) 의원의 '이회창 총재 부친 전력' 거론과 관련,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키로 하는 등 대응책을 강구하기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