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꽁치어장인 남쿠릴 수역에서 우리어선을 포함한 제3국 어선의 조업을 내년부터 금지시키기로 했다는 일.러합의설에 따라 한국과 일본.러시아간에 긴장 국면이 조성되고 있다. 정부는 일.러간 남쿠릴 조업금지 협상이 막바지 단계라는 판단에 따라 9일 오후추규호(秋圭昊) 외교통상부 아태국장을 극비 방일시켜 다나카 히토시(田中均) 일본외무성 아태국장과 협상을 벌였으나 타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현재 일.러간에는 남쿠릴 수역에서 제3국 어선의 조업을 금지하는 대신 입어료 감소에 대해 일본이 러시아에 금전적으로 보상해주고, 일본이 러시아로부터 건너오는 밀어수산물 단속을 강화하는 등의 협상이 막바지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그러나 "일.러 양국에 확인한 결과 합의보도는 사실이 아닌것으로 확인됐다"면서 "현재 일.러간에 남쿠릴 수역의 3국어선 조업금지에 관한 교섭이 진행중이나 구체적 합의에 도달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일.러간 합의가 임박했다는 판단하에 홍승용(洪承湧) 해양수산부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정부 대표단을 이번 주말 러시아에 긴급 파견, 로슈코프 러시아 외무차관과 막판 뒤집기 협상을 벌이기로 결정했다. 또 한일 양국은 10일부터 도쿄(東京)에서 수산당국간 어업실무 회의를 열고 남쿠릴 조업문제 및 일본 산리쿠(三陸) 수역에서의 한국 어선 조업허가증 발급 문제를논의했지만 난항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앞으로 일본, 러시아와의 협상을 통해 "한국 어민들의 기존 조업이익이훼손돼서는 안된다"면서 양자 및 한.일.러 3국간 협의를 제의할 방침이다. 정부는 또 분쟁지역인 남쿠릴 수역과 같은 꽁치어장인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내 산리쿠(三陸) 수역에서의 한국 조업구역 확대 등 대체어장 확보, 민간쿼터 입찰방식에 의한 남쿠릴 수역 조업 지속, 한러 꽁치조업 합작 등의 대안을 강구중이다. 정부 당국자는 "최종 합의는 아니지만 일.러 양국이 남쿠릴 수역에서 한국어선을 포함한 제3국 어선의 조업을 금지시키는 방향으로 거의 합의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로선 뚜렷한 대안을 찾기 힘든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원양어업협회 산하 꽁치봉수망위원회 관계자는 "남쿠릴 꽁치어장을 대체할 만한 어장이 사실상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정부가 외교력을 총동원해 남쿠릴열도에 대한 정부쿼터 만큼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일본 언론은 9일 일본과 러시아가 도쿄(東京)에서 외무차관급 협의를 열고내년부터 한국을 비롯한 제3자의 남쿠릴 수역 조업을 금지키로 합의했다고 일제히보도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재훈기자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