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계룡대 공군본부 우주센터 우주정보상황실에는 세계 각국 위성 정보를 띄운 모니터가 가득했다. 한 화면에서는 한반도 상공을 넘나드는 인공위성의 위치가 노란색과 붉은색 점으로 보였다. 장성규 우주센터장은 “붉은 점이 진해질수록 위성 간 충돌 가능성이 커진다”며 “한국천문연구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과 정보를 공유하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국방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듯 앞으로 전장의 승패가 우주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고 있다. 감시정찰 정보나 재밍(전파 교란)을 넘어 지휘·통제와 통신, 표적 확보와 타격 능력을 높이는 기술이 모두 우주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미국이 우주군 예산을 해마다 늘리고 미 우주군이 지난해 한·미 을지프리덤실드(UFS) 연합훈련에 처음 참가한 것 등은 이런 배경에서다. 한국경제신문은 지난달 16일 우주 국방의 최고 컨트롤타워인 공군 우주센터를 단독 방문해 한국 우주 전력의 현황을 확인했다.공군본부 우주센터는 2021년 설립됐다. 한반도 상공을 도는 위성을 추적 탐색하고 주요국의 위성 정보를 관리한다. 위성 충돌과 추락 등 우주 재난에도 대응한다. 지난해부터는 미 우주군과 함께 한·미 우주정책협의체를 구성해 정보를 나누고 연합 훈련 방향을 협의하고 있다.지난달 경기 오산 공군 우주작전대대는 주한미우주군(USSFK)과 함께 처음으로 ‘한미 우주통합팀’을 꾸려 연합편대군종합훈련(KFT)에 참가했다. 우주센터 관계자는 “적이 위치정보시스템(GPS)을 방해하는 재밍 공격 상황을 가정해 훈련을 진행했다”고 밝혔다.최근 우주센터는 우주 물체 추락을 주시하고
우리 군이 노후한 통신위성을 대체하기 위해 군 전용 통신위성 ‘아나시스 3호’ 개발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2030년께 발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12일 국방업계 등에 따르면 군은 선행 연구 중인 아나시스 3호를 오는 10월께 중기 소요(무기 구매 및 개발 계획)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기 소요로 지정되면 2~5년 내 사업에 들어가야 한다. 방산업계에서는 내년 사업타당성조사 후 2026년께 정부 입찰제안요청서(RFP)를 거쳐 2030년 이후 발사될 것으로 보고 있다.우리 군은 2006년 발사한 민·군 겸용 통신위성 아나시스 1호(무궁화 5호)로 통신 체계를 운용해왔다. 하지만 군 전용이 아니어서 전파 교란 등 취약점이 지적돼왔다. 무궁화 5호의 수명도 얼마 남지 않아 교체 위성을 투입하기 위해 아나시스 3호를 개발하고 있다.군 소식통은 “아나시스 3호 전력화 시기는 아나시스 1호의 도태 시기와 시차가 있어 아나시스 1호의 운용 궤도를 사용할 수 있다”며 “이미 확보한 주파수 역시 그대로 활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아나시스 1·2호는 지구 상공 3만6000㎞ 상공에 떠 있는 정지 궤도 위성이다.군은 이와 별도로 저궤도 위성을 이용한 군 통신 체계 구축 사업도 하고 있다. 300∼1500㎞ 높이에 있는 저궤도 위성은 정지 궤도 위성보다 통신 거리가 짧아 저지연 고속 통신이 가능하다.지난해 말 국방과학연구소(ADD) 부설 국방신속획득기술연구원은 한화시스템과 함께 398억원 규모 저궤도 위성을 이용한 군 통신 체계 구축 사업 협약을 체결했다.한화시스템은 2025년 11월까지 저궤도 통신을 위한 군 전용 게이트웨이(위성과 위성통신 단말 간 네트워크 자원을 할당
미래 전장이 우주로 확대되면서 우리 군은 ‘공중·우주 교차 영역’의 전략적 중요성을 인지하고 로드맵을 짜고 있다. 로드맵이 실현되면 북한 탄도미사일 공격에 맞서 미사일 상승 단계 요격 등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12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공군은 최근 지상·해양·공중 영역과 우주 영역을 연결하는 교차 영역을 연구하고 있다. 가령 신호 정보를 수집하는 공군 ‘백두정찰기’는 광범위한 수집 능력이 있지만 기상과 임무 시간 등에 따라 정찰 능력이 제한된다. 이런 능력은 우주 정찰 위성이 상시 보완할 수 있다.특히 핵·미사일 대남 위협을 이어가는 북한에 대한 억제 전략으로 공중·우주 교차 영역이 중요하다는 평가다. 현재 천궁-Ⅱ,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패트리어트 등 북한 탄도미사일 방어 체계는 공격 미사일의 종말(하락) 단계 요격에 집중돼 있다. 인공위성과 공중 무인기 중첩 탐지를 활용하면 미사일을 상승 단계에서 선제적으로 요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김명수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지난달 말 스티븐 와이팅 미국 우주군 사령관을 만나 북한의 정찰 위성 발사, 러시아·북한 군사 협력 강화 등 증가하는 우주 위협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미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는 한반도의 좁은 발사 경로 등을 고려할 때 북한 탄도미사일을 상승 단계에서 우주 기술로 요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엄정식 공군사관학교 교수는 “탄도미사일은 상승 단계에서 강력한 추력이 필요하고 추진체와 결합돼 있기 때문에 크기가 커 탐지하기 쉽다”며 “개발 중인 중고도 다목적 무인기에서 요격 미사일을 발사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