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후보의 차남 수연씨가 10일 오후 유학중인 미국에서 귀국,
공개리에 신장을 재기로 해 그동안 "병역면제 처분을 받기위해 키를 조작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해온 국민회의와 국민신당측의 대응이 관심이 되고 있다.

또 수연씨의 키가 1백65cm로 확인되면 그동안의 의혹이 완전히 해소될지
여부와 이를 둘러싼 각당간의 공방전이 선거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다.

한나라당 맹형규 선대위대변인은 9일 "수연씨가 더이상 부모님께 폐를
끼칠 수 없다며 기말고사를 포기하고 귀국, 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개적으로 키를 재겠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맹대변인에 따르면 한나라당측은 수연씨에게 미국에서 특파원들이 지켜
보는 가운데 키를 재는 방법을 권했으나 수연씨는 한 학기를 포기하더라도
귀국해 의혹을 풀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는 것.

맹대변인은 이날 "만약 수연씨의 키가 1백65cm임이 입증되면, 국민신당
이인제후보는 마땅히 후보직을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인제후보는 지난 3당후보 TV합동토론회에서 키를 조작해 병역을 면제
받았다는 의혹이 있는 수연씨를 귀국시켜 키를 측정, 병역면제의혹을 해명
하지 못하면 이회창후보가 사퇴해야 하며 의혹이 해소되면 자신이 후보직을
사퇴하겠다고 공언했었다.

한나라당측은 수연씨의 신장이 1백65cm로 확인되면 그동안 의혹을 제기
했던 국민회의와 국민신당측이 타격을 입는 것은 물론 유권자들로부터도
이회창후보의 "정직성"에 대한 새로운 평가를 받을 수 있게돼 지지율의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민회의와 국민신당측은 그러나 수연씨의 병역의혹은 "고의 체중감량"에서
부터 비롯됐고 신장조작의혹은 병무기록과 기업체 입사기록과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신장이 1백65cm로 확인되더라도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 박정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