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비행정보구역(FIR)을 동시에 지나는 항공노선 개설을 위한 항공
회담이 쟁점사항에 합의하지 못한 채 끝났다.

손순용 건설교통부 항공국장은 "남북한이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중재로
지난 26일부터 사흘간 태국 방콕에서 상호 FIR 통과노선 개설을 위한 회담을
가졌으나 쟁점사항인 관제직통 통신망 구성 방식에 합의하지 못한 것으로
방콕회담 대표단이 전해 왔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회담에는 우리측에서 김광재 건교부 국제항공담당관 등 5명이,
북한측에서는 계일남 민항총국대외협력과장 등 5명이 각각 참석했다.

손국장은 "상대방 민간항공기에 대한 상호 무차별 항로개방과 운항 항공기
의 안전보장 문제 등을 내용으로 하는 양해각서안에는 남북이 서로 합의
했으나 관제직통통신망 구성 방식과 관련, 우리가 직통전화와 인텔새트를
주장한 반면 북한은 직통전화 설치에 반대한채 인텔새트와 아시아새트 등
위성방식만 고집,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남북한은 이에 따라 관제직통통신망 구성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회담을
나중에 다시 열기로 했으며 날짜는 ICAO가 회담 한달전까지 양측에 통보해
주기로 했다.

이번 관제직통통신망 구성방식에 대한 합의 실패로 남북한의 상호 항로
개방은 상당기간 늦춰져 하반기 이후나 가능하게 됐다.

< 최인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