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말로 민자당정책위의 인선이 마무리되면서 새 정책팀의 정책기조와
정책운용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승윤정책위의장이 이끄는 새 정책팀은 이세기전의장 때와 비교,외견상
만으로도 사뭇 그 색깔이 다르다.

전임 정책팀이 다분히 정치적 색채가 짙은 부문의 정책조율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면 새로운 정책팀은 정치쪽에서 경제분야로 그 무게중심을
옮길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번 당직인선에서 당지도부가 이의원을 신임 정책위의장에 기용하고
이상득의원을 경제담당 정책조정위원장으로 유임시킨 것은 향후
민자당정책팀의 "좌표"가 무엇인가를 시사해주는 바가 크다.

이의장은 잘 알려진대로 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과 민정당정책위의장을
지낸 당내 최고 경제이론가중의 한사람으로 꼽히고 있다.

재계출신의 이위원장은 "실물경제"를 뚫어보는 감각이 뛰어나다.

이의장과 이위원장은 지금까지 당외곽 정책조직인 21세기정책연구원의
원장과 부원장으로 함께 일해와 호흡도 잘 맞는다.

한마디로 이의장의 특장인 "거시"와 이위원장의 "미시"를 결합, 경제
정책운용에 있어 조화와 균형을 이뤄나가겠다는 포석이다.

여기에 정치분야담당인 송천영정책조정위원장과 사회문화담당인
김기도정책조정위원장도 경제문외한은 아닌 편이어서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정책에 반영하는데 한몫할 것으로 보인다.

새 정책팀은 이런 면에서 당총재인 김영삼대통령이 주창하고 있는
세계화구상을 실천하고 정부정책을 보완,뒷받침하는데 무리는 없을것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이승윤팀의 정책운용 틀은 이미 마련돼 있다.

정부가 소신껏 일할수 있도록 적극 도와주되 기업을 비롯한 경제주체들에
대한 정부간섭은 최대한 줄이도록 하겠다는게 바로 그것이다.

이의장은 이와관련,취임일성으로 당정간에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해
정책정당으로 거듭 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거시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교통 환경등 민생관련
주요 현안들도 빠짐없이 챙기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승윤팀은 무엇보다 오는 6월의 4대 지방선거를 비롯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각종 공약개발과 기존의 "약속"을 차질없이 이행하는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때문에 재정경제원등 경제부처들은 금년 한해가 어느 때보다
피곤해질것이라는게 당정책관계자들의 관측이다.

특히 이의장의 경우 금리문제를 위시한 정부의 통화운용정책에 대해
상당한 불만을 가지고 있다.

최근의 물가 금리등에 대한 일련의 통화당국 태도가 거의 수수방관에
가깝다는게 이의장의 인식인만큼 화폐금융정책에 관한한 꼼꼼하게
짚고 넘어가겠다는 이의장과 정부측간 마찰이 불가피할것으로 예상되기도
한다.

또 이의장이 특유의 "성장론"을 견지할 경우 안정쪽에 더 비중을
두고 있는 홍재형경제팀과 불협화음을 낼 공산도 적지않다.

경제정책의 "마이크로"쪽을 전담할 이위원장은 올해 최우선 정책과제로
중소기업대책을 꼽고 있다.

이위원장은 곧 전경련 중소기협중앙회 학계관계자들과 잇따라 접촉을
갖고 이들과 연계,중소기업 특히 10인이하 소기업 실태를 집중 조사해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전경련등에서는 이같은 계획에 대해 연구조사비와 연구원지원등
긍정적인 의사를 밝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윤정책팀의 정책운용기조는 오는 17일께 당직개편이후 처음으로
열릴 고위당정 정책조정회의에서 그 윤곽이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날
전망이다.

< 김삼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