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어제 발사된 한국의 첫 달 탐사선 ‘다누리’가 4개월 반에 걸친 우주 항행을 시작했다. 정부는 발사 6시간 뒤 브리핑에서 “다누리와 교신에 성공했고, 태양전지판도 펼쳐져 전력 생산과 통신을 시작하는 등 정상 작동하고 있다”며 달까지 가는 궤적 진입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다누리는 미국 민간 우주업체인 스페이스X 발사체를 빌려 비상했지만, 1·2단 로켓 분리 후 단독 비행을 통해 계획된 궤적에 들어섰다. 나비 모양의 이 궤적은 탐사선의 연료 사용을 최소화해 달까지 이르도록 하는 탄도형 전이 방식으로, 국내 기술로 설계됐다. 달 상공 100㎞의 목표 궤도에 들어설 때까지 다누리 관제도 한국이 맡는다. 지난 6월 누리호 발사 성공에 이은 한국 우주개발 대장정의 또 하나 쾌거다.

다누리 발사는 우주강국을 향한 빅스텝이자, 한국의 우주영토를 본격 확장하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정지궤도위성을 통해 우주 밖으로 3만6000㎞까지 나아간 게 전부다. 반면 달까지는 총 38만㎞ 거리다. 국내 우주개발사에서 처음으로 지구의 중력장에서 벗어나는 시도다. 치열한 우주 자원개발 경쟁에도 참여할 수 있게 된다. 달에는 희토류, 티타늄 등과 차세대 핵융합 발전 원료인 헬륨-3 등 광물자원이 풍부하다.

다누리 임무는 천체·우주과학 발전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달엔 아직도 인간 미답의 영역이 많다. 다누리는 한 번도 관측되지 않은 달의 뒷면(영구음영지역)을 미국 항공우주국(NASA) 카메라로 세계 최초로 찍을 예정이다. 역시 세계 최초로 시도하는 우주인터넷 기술 검증이 성공하면 달에서 보내는 방탄소년단의 노래 ‘다이너마이트’를 지구에서 들을 수 있다.

2007년 처음 계획한 한국의 달 탐사선 프로젝트는 기술적 한계와 비용 문제로 그간 여러 번 위기를 맞았다. 다누리 발사 성공까지 온 것만 해도 의미가 적지 않다. 물론 넘어야 할 산도 많다. 기술적으로는 다누리가 태양 쪽으로 진행하다, 한 달 뒤인 9월 2일께 지구 방면으로 방향을 트는 게 고비다. 나아가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고도화를 성공적으로 진행해 2031년 달 착륙선을 우리 발사체에 실어 보내는 목표를 차질 없이 실현해야 한다. 벅찬 우주영토 확장은 이제 시작이다. 한국의 성공적 우주 대장정을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성원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