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대전환 시대' 경제정책 성공 공식
윤석열 정부가 출범했다.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 함께 잘사는 국민의 나라’를 국정 비전으로 향후 5년간 국정의 지침이 될 6대 국정 목표, 110대 국정과제를 제시했다. 국정의 주요 분야를 망라해 촘촘하게 설계한 국정과제를 잘 실행해 국정 비전대로 대한민국 재도약과 국민 행복을 이루길 바란다.

110대 국정과제 중 경제 분야는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를 국정 목표로 26개 과제를 선정했다. 인수위원회의 고강도 작업으로 선정한 경제 분야 과제를 성공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중요한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기본적으로 경제 분야 국정 목표인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는 반드시 실현해야 할 궁극적 목표임은 분명하나, 그 과정에서 국내외 상황에 따라 유연하고 신축적인 정부 역할 설정이 필요하다. 과거 우리 경제는 박정희 정부의 정부 주도 경제 정책으로 고도성장에 성공한 이후 본격적 성장 단계에서 ‘민간 주도 경제’로의 전환을 지속해서 추진해왔다. 지난 정부에서 소득주도성장 등 정부 주도 경제 정책이 부상했던 것을 다시 민간 주도 경제로 회귀시키려는 의도로서 방향 자체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최근 국내외 상황은 전대미문의 초변화 대전환 시대다.

초변화 대전환 시대에 격변하는 글로벌 시장 상황은 민간 스스로 끌기에 역부족이어서 오히려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디지털 대전환,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탄소중립과 그린 대전환,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인류문명 대전환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 게다가 미·중 갈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신냉전 시대에 돌입하며 무역·기술·자원 전쟁, 글로벌 공급망(GVC) 재편, 세계적 인플레이션 공포 확산 등 세계는 한 치 앞을 보기 어려운 위기 상황에 빠져들고 있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벗어날 때까지 정부는 민간과 함께 앞장서 끌고 나가는 역할이 필요하다. 위기 상황에서 벗어나면 바로 국정 목표대로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할로 돌아가면 된다.

이런 맥락에서 초변화 대전환 시대에는 급변하는 세계 경제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민관 협력의 국가 산업전략 수립이 시급하다. 미국, 유럽 등 선도국들이 사실상 민간에 맡겨 두었던 산업 정책에 최근 적극적으로 개입해 앞다퉈 국가 산업전략 수립에 매진하고 있는 것도 민간만으로는 지금의 초변화 대전환 시대에 대처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바이든 정부도 과거 정부와 달리 반도체 정책 등 산업 정책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현 위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당분간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더라도 과거와 같은 정부 주도가 아니라 민간과 정부가 함께 주도하는 경제가 돼야 한다.

다음으로, 늘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경제 관련 부처 간 유기적 협력을 위한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 현재의 부처 중심으로 이뤄진 국정과제가 국가적 차원의 미션 중심으로 관련 부처 협력 아래 실행될 수 있도록 대통령실이나 총리실의 조정 기능이 절실하다. 국가 산업전략은 과학기술이 핵심이어서 연구개발(R&D) 등 과학기술 정책과 밀접하게 연계해야 하고 에너지, 환경 등 탄소중립 정책과도 직결해 수립해야 한다. 혁신 중소벤처기업 육성 등 혁신성장 정책, 새 시대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정책, 미·중 갈등과 신냉전 시대에 대응하는 외교·안보 정책과 통상 정책, 혁신금융 정책 등 주요 경제 분야 국정과제와도 서로 연계해야 한다. 주관 부처 중심이 아니라 관련 부처가 서로 유기적으로 협력해 미션 중심으로 실행해야 소기의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정책의 완결성도 중요하나 정확한 상황 인식과 방향 설정, 관련 부처의 유기적 협력을 통한 실행이 핵심 성공 요소다. 윤석열 정부 경제 정책의 성공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