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소상공인 상권분석, 感으로 해선 안돼
지난달 27일 정부는 대규모 점포 개설 때 주변 상권영향평가 의무를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유통산업발전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공포했다. 개정안은 대규모 점포 개설 때 주변 상권 내 한 개 업종에 대한 영향만을 평가하던 것을 ‘주요 업종’으로 확대하고, 그 분석 방법도 세분화해 규정하고 있다. 이는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을 보호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상권’이다. 상권은 실제 구매력을 가진 공간으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소상공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상권분석을 지원하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운영하는 상권분석시스템이 대표적인 사례다. 여기에서는 인구, 직업, 학교, 교통 등 업종별 상권분석을 비롯해 입지분석, 경쟁분석, 수익분석도 가능하다.

하지만 아직도 적지 않은 예비창업자가 감(感)에 의존해 상권분석을 한다. 상권분석이나 입지선정보다 아이템(업종)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꽤 많다. 아이템을 선정한 뒤 점포를 구할 경우 상권과 입지 선정에 대한 판단이 흐려지기 쉽다.

상권분석을 마쳤다고 하더라도 여기서 끝이 아니다. 권리금과 임차료 등을 계산해 보고 경영비용을 고려한 손익분기점, 투자 금액에 따른 수익률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아이템 특성과 투자 금액에 따른 수익률 고려 없이 입지를 선정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상권분석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전통시장에서 점포를 여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상권분석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요소들을 따져봐야 할까. 우선 고려해야 할 것은 시계성(視界性)이다. 점포가 고객의 눈에 확 띄어야 한다는 얘기다. 예컨대 ‘어디에서 무엇이 보이는가’ ‘어느 정도 멀리 떨어진 거리에서 확인이 가능한가’ ‘건물의 모양이나 상태는 어떠한가’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접근성이다.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거나 인구 밀집도가 높은 지역은 고객을 일부러 유인하지 않더라도 사람들을 끌어들일 여지가 많다. 점포 주변 시장 규모와 인접하고 있는 브랜드 분석, 관련 업종의 분포 비율, 주위 빌딩 및 오피스의 공실률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소상공인들은 전통시장에서 자신들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상권과 점포 위치 등이 모두 다르듯 사업 성공을 향해 풀어내는 방식 또한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전통시장에서도 사업의 성공을 담보하기 위해 가장 먼저 시작해야 할 것은 ‘상권분석’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