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누리호
HMM 소속 선원들이 한 달간 하루의 휴일도 없이 매일 10시간씩 근무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3일 HMM해상노조가 공개한 `5월 근로시간표`에 따르면 직원 A씨는 승선 기간 단 하루의 휴일도 없이 한 달 총 306.5시간의 근로를 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초과근무시간만 156.5시간으로 현재 대부분의 해상직원은 사측이 정한 초과시간(104시간)을 넘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통상 6개월에 달하는 계약 기간 동안 계속되며, 회사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연장하다 보니 직원들은 길게는 1년 가까이 배에서 내릴 수 없다.

직원들은 회사가 "힘든 시기가 지나고 정상화만 된다면 임금 인상 및 처우를 개선해 주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6년간의 임금동결과 10년간의 불황을 버텨왔다.

더구나 화물 유실이나 수에즈 운하 좌초 같은 사고를 단 한차례도 발생시키지 않았음에도 회사는 "관리단 승인이 없어 올려줄 수 없다"는 입장뿐이라는 지적이다.

노조는 "국민 혈세를 지원받아 이렇게 살아난 것에 감사한 마음"이라면서도 "현재 이익을 나라에 돌려주는 것이 아니라 산업은행에서 다 가져가는 것이 합당한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마지막 남은 국적선사를 살리기 위해 피땀을 흘리며 고생한 HMM 직원들에게도 최소한의 권리 보호와 보상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해상직원 중 퇴직자는 61명(육상 전출 : 13명)이고, 올해 상반기에도 38명(육상 전출 : 5명)이 배를 떠났다.

2년도 안 돼 승선원의 20%가 해상직을 떠난 셈인데, 승선근무예비역에 대한 병역법 개정으로 이탈율이 가속되고 있어 악순환이 계속되는 모습이다.

노조는 "정부의 해운재건 5개년 계획으로 물적자원 투자는 계속 이뤄지고 있지만 해상직원에게는 야박한 태도를 보인다"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HMM선원 5월 근무시간 기록(노조 제공)
박승완기자 pswa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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