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여 개 신기술로 중무장, 효율·편의 다 잡아

최근 상용차 업계에서 대형 트럭들의 세대교체가 눈부시다. 트럭커들의 든든한 파트너가 되기 위해 편의성, 운행 효율성은 물론, 자율주행, 디지털, 커넥티드 등의 신기술을 총망라하는 것. 이 가운데 가장 빠르고 화려하게 움직인 회사는 메르세데스-벤츠 트럭이다.

벤츠 트럭은 2018년 60여 가지 신기술을 탑재한 5세대 악트로스를 선보였다. 최근 국내에도 출시된 신형 악트로스는 앞서 2020 유럽 올해의 트럭을 수상하는 등 벌써부터 활약이 대단하다. 새 악트로스의 시작을 알린 글로벌 400대 한정판 '악트로스 에디션1'을 전남 여수 일대에서 시승했다.
[시승]미래에서 온 트럭, 벤츠 악트로스 트랙터 에디션1

▲A필러에서 사라진 사이드미러, 미러캠이 대신해
새 악트로스의 외관은 벤츠가 추구하는 '변하지 않는 가치'에 따라 4세대 제품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면밀히 살펴보면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디테일을 만날 수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사이드미러를 대체한 미러캠이다. 날개 모양의 미러캠은 주행 시 맞바람을 맞이하는 차체 면적을 줄여 공기저항을 줄일 수 있다. 미러캠으로 얻은 효과는 이전보다 1.3% 높은 연료효율 향상이다. 사이드미러가 가렸던 전측방 시야를 확보할 수 있어 사각지대를 줄일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시승]미래에서 온 트럭, 벤츠 악트로스 트랙터 에디션1

[시승]미래에서 온 트럭, 벤츠 악트로스 트랙터 에디션1

[시승]미래에서 온 트럭, 벤츠 악트로스 트랙터 에디션1

헤드램프는 갈고리 모양의 LED 주간주행등이 큰 변화다. 램프 내부는 오토 하이빔 기능을 더하고 구성을 바꿔 이전보다 눈매가 강렬하다. 헤드램프 뒤쪽과 도어 패널엔 코너 베인을 추가해 공력 성능을 높였다. 그릴은 가로형의 고광택 검정색 패널로 마감해 현대적인 이미지를 강조했다. 4개의 LED를 장착한 선바이저와 B필러의 전용 데칼은 에디션1의 특징이다. 후면부는 테일램프에 시퀀셜 방식의 LED 방향지시등을 채택해 기존 트럭들과 차별화했다.

[시승]미래에서 온 트럭, 벤츠 악트로스 트랙터 에디션1

[시승]미래에서 온 트럭, 벤츠 악트로스 트랙터 에디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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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이전 세대의 구조를 유지하면서 디지털화를 이룬 것이 핵심이다. 특히 미러캠, 디지털 계기판 등 여러 모니터가 운전자를 감싸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미러캠용 모니터는 금방 적응된다. 오히려 앞서 아우디 e-트론을 통해 접했던 같은 품목보다 적응이 빠르다. 모니터는 면적이 넓을 뿐만 아니라 차체 후측방을 구석구석 보여준다. 기존 사이드미러보다 안쪽인 A필러에 장착한 덕분에 시야 이동이 줄어 운전에 대한 집중도도 높다. 차체 또는 트레일러의 끝부분을 레이어로 표시하고 후진 시 화면의 분할 비율을 다르게 하는 등 디지털화의 장점을 살린 점도 돋보인다.

[시승]미래에서 온 트럭, 벤츠 악트로스 트랙터 에디션1

[시승]미래에서 온 트럭, 벤츠 악트로스 트랙터 에디션1

새 악트로스의 혁신 중 하나인 멀티미디어 콕핏은 이전과는 사뭇 다른 운전자 환경을 보여준다. 디지털 계기판은 전반적인 구성이 벤츠 세단의 것과 유사하다. 취향에 따라 레이아웃을 바꿀 수 있으며 고해상도를 지원해 시인성이 높은 점도 닮았다. 센터페시아는 주요 기능을 10.25인치 인포테인먼트 모니터에 통합시키고 버튼을 간소화했다. 헤드램프를 포함한 점등 장치도 이 모니터를 통해 제어한다.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 등의 연결성도 갖췄다. 주차 브레이크는 오토홀드 기능을 포함한 전자식을 채택해 편의성이 높다. 스티어링 휠엔 여러 버튼 외에도 세단에 쓰던 조그마한 터치 패드를 설치했다.

[시승]미래에서 온 트럭, 벤츠 악트로스 트랙터 에디션1

[시승]미래에서 온 트럭, 벤츠 악트로스 트랙터 에디션1

감성 품질에 대한 대응도 이뤄졌다. 대시보드는 바느질로 마감한 나파 가죽으로 감싸 고급 세단 분위기가 물씬하다. 승용차의 고급 품목으로 꼽히는 앰비언트 라이트(8색)와 스타 로고의 웰컴 라이트도 눈에 띈다.

에디션1은 악트로스 캡 중에서 가장 큰 기가스페이스를 기반으로 한다. 차체 높이가 3,995㎜에 이르는 만큼 실내 천장 높이도 상당하다. 덕분에 좌석 뒤편의 침대는 2층으로 펼칠 수 있다. 이밖에 버튼 시동, 돌비 5.1채널 음향 시스템, 스마트폰 무선충전, 무시동 공조시스템, 냉장고, 전동식 블라인드 등의 편의품목도 마련했다.

[시승]미래에서 온 트럭, 벤츠 악트로스 트랙터 에디션1

[시승]미래에서 온 트럭, 벤츠 악트로스 트랙터 에디션1

[시승]미래에서 온 트럭, 벤츠 악트로스 트랙터 에디션1

▲레벨2 자율주행·PPC+로 높인 주행 효율
악트로스 에디션1의 엔진은 터보차저를 개량한 직렬 6기통 15.6ℓ의 OM473을 얹어 최고 625마력, 최대 305.9㎏·m를 발휘한다. 가속은 진중하면서 가볍게 이뤄진다. 자동 12단(후진 4단)의 MPS3 변속기와의 조합은 워낙 끈끈해 엔진의 거친 힘을 부드럽게 녹여낸다.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는 경사로 밀림 방지의 역할까지 맡아 오르막길에서도 안정적인 출발이 가능하다.

[시승]미래에서 온 트럭, 벤츠 악트로스 트랙터 에디션1

새 악트로스의 특징 중 하나인 운전자보조시스템은 간선도로에서 활용도가 높은 레벨2 자율주행까지 따라왔다. 조작은 승용차와 다르지 않아 부담이 없다. 조향은 물론, 앞 차와의 간격 조절과 정차 후 출발 등이 가능하다. 계기판에도 기능 활성화를 알리는 메시지를 명확히 표시한다. 물론, 법규에 따라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면 안 된다. 손을 떼고 있을 경우 단계적으로 운전자에게 경고하며 60초 이상이 되면 부분자율주행을 비활성화 한다.

[시승]미래에서 온 트럭, 벤츠 악트로스 트랙터 에디션1

능동안전장치 가운데 차선이탈경고시스템은 방향지시 없이 바퀴가 차선을 넘을 경우 경고음과 진동을 통해서 운전자에게 경고한다. 주행중인 차로의 선은 계기판에도 표시하는데 점선, 실선 등의 종류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차로유지보조는 차로 중앙, 왼편, 오른편 등 차로 내 차의 위치를 조절할 수 있다.

또 다른 운전자보조장치인 지형 예측형 크루즈 컨트롤+(PPC+)은 GPS를 기반으로 주행 중인 지형에 따라 엔진 출력과 변속을 최적화한다. 경사에 따라서 설정한 속도와의 차이가 일부 발생하지만 연료 소모를 5%까지 줄일 수 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실제 PPC+를 켜고 고저차가 있는 여수 내 17번 국도에서 진행해보니 경우에 따라 엔진회전수를 급하게 오르내리지 않는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장치 명칭에 걸맞게 길을 알고 달리는 느낌이었다. 경험해보지 못한 긴급자동제동 기능의 액티브 브레이크 어시스트 5는 50㎞/h 이하에서 보행자 인식 및 제동이 가능한 수준을 확보했다.

[시승]미래에서 온 트럭, 벤츠 악트로스 트랙터 에디션1

▲미래 트럭의 새 기준 정립
신형 악트로스는 벤츠 세단의 주요 품목을 캡 안에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상품성을 지녔다. 브랜드 고유의 힘과 승용차에서만 경험할 수 있었던 편의·안전성을 트럭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트럭커들의 드림카로 꼽힐 만하다. 하지만 모든 트럭은 상용차 업계의 영원한 과제인 총 운송 효율을 추구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악트로스는 총 운송 효율에 대한 벤츠의 전방위적인 접근법을 편하면서도 안전한 새 기술들을 통해 보여줬다.

[시승]미래에서 온 트럭, 벤츠 악트로스 트랙터 에디션1

한편, 악트로스 에디션1은 400대 가운데 국내에 28대가 배정됐다. 악트로스 일반 제품은 엔진 및 구동계, 캡 크기에 따라 럭셔리라인 530마력 2653LS 6×2 기가스페이스, 이피션시라인 510마력 2651LS 6×2 스트림스페이스, 460마력 2646LS 6×2 스트림스페이스, BCT라인 530마력급 2653LS 6×2 클래식스페이스, 460마력 2646LS 6×2 클래식스페이스, 파워라인 630마력 3363S 6×4 스트림스페이스, 630마력 2663LS 6×4 스트림스페이스를 제공한다.

여수=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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