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을 자극하는 국내 창작 뮤지컬들이 연달아 초연 무대 오른다. 휴머노이드 로봇 주인공이 등장하는가 하면 노인으로 태어나 점점 어려지는 남자의 일대기를 그리기도 한다. 20세기 여성 작가 ‘버지니아 울프’가 자신의 소설 속 세상에 빨려 들어가는 이야기까지 색다른 세상을 무대 위로 가져온 작품들이 주목된다.◇인간보다 더 사람 냄새나는 로봇…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천 개의 파랑'서울예술단이 선보이는 '천 개의 파랑'은 천선란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이다. 2019년 발표한 SF소설 '천 개의 파랑'은 15만 부 이상 판매고를 올렸다. 평단의 극찬을 받으며 그해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을 받은 화제작이다. 이 공연은 근미래를 배경으로 로봇 휴머노이드 기수 ‘콜리'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로봇이 인간의 감정을 배우는 과정을 그려 인간성과 휴머니즘의 회복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여기, 피화당'을 쓴 김한솔 극작가가 각색을 맡고, 김태형 연출가, 박천휘 작곡가 등 창작진이 소설을 무대로 가져왔다. 주인공인 휴머노이드 로봇 '콜리'를 퍼펫으로 연출해 주목받는다. 공연은 5월26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열린다.◇노인으로 태어나 아기로 죽는 남자의 일대기…뮤지컬 '벤자민 버튼''벤자민 버튼'은 '위대한 개츠비'로 유명한 20세기 미국 소설가 F.스콧 피츠제럴드의 단편 소설 '벤자민 버튼의 기이한 사건들'을 원작으로 하는 공연이다.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2008년 개봉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로도 잘 알려진 작품이기도 하다. 뮤지컬 '
2024년 5월 9일 독일 뮌헨에 위치한 이자 필하모니에서 열린 뮌헨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파보 예르비의 정기연주회에서는 말러의 ‘죽은 아이를 그리는 노래’와 한스 로트의 교향곡 1번이 연주되었다. 뮌헨 필이 공연을 하던 가슈타익 콘서트 홀이 2020년 리노베이션에 들어가기로 확정됨에 따라 2021년 창고로 사용하던 건물을 공연장으로 개조한 이자 필하모니(가슈타익 HP8)를 임시 공연장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2000석 규모의 이 새로운 홀은 창고의 낯선 느낌과 공연장의 분위기를 혼합한 장소로서 내부는 올블랙 컬러의 목재 재질로 꾸며져 있다.나가타 어쿠스틱의 토요타 야스히사가 음향을 담당한 만큼 임시 공연장임에도 불구하고 정식 콘서트홀에 버금가는 훌륭한 음향 컨디션을 자랑하는데, 그의 다른 걸작 콘서트 홀들과 비교해볼 때 잔향이 살짝 가볍고 볼륨감이 다소 얇게 다가오는 차이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야스히사 특유의 정확한 정위감과 정확한 디테일, 악단 자체의 고유한 음색과 미세한 호흡 등등 음악가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정확하게 관찰할 수 있다는 특징이 눈에 띈다. 휴식공간과 카페가 크고 넓은 것이 장점인 반면, 주차장이 없고 엘리베이터가 일부 구간에 하나만 설치되어 있으며 화장실이 1층에만 위치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기도 하다.가장 먼저 연주된 말러의 ‘죽은 아이를 그리는 노래’에서 등장한 메조 소프라노 오카 폰 데어 다메라우의 가창은 놀라움을 금치 못할 충격을 안겨주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1곡 ‘이제 태양은 저토록 찬란하게 떠오르려 하네’부터 탁월한 시어의 조탁과 성악적 컨트럴을 통해 빛남과 어두움의 공존을 리얼하게 표현하기
[원시]送春(송춘) 姜聲尉(강성위) 芳花謝了滿山靑(방화사료만산청)細雨霏霏布穀聽(세우비비포곡청)春日傷悲如草長(춘일상비여초장)何時得釤刈心庭(하시득삼예심정) [주석]* 送春(송춘) : 봄을 보내다.* 芳花(방화) : 향기로운 꽃. / 謝了(사료) : <꽃 따위가> 져버리다. / 滿山靑(만산청) : 산 가득 푸르다, 온 산이 푸르다.* 細雨(세우) : 가랑비. / 霏霏(비비) : 부슬부슬 내리는 비나 가늘게 내리는 눈발. 부슬부슬. / 布穀聽(포곡청) : ‘布穀’은 뻐꾸기, ‘聽’은 듣다 내지 들리다이므로 뻐꾸기 울음소리가 들리다, 뻐꾸기가 울다로 이해하면 된다.* 春日(춘일) : 봄날, 봄. / 傷悲(상비) : 마음 아파하며 슬퍼함, 시름. / 如草長(여초장) : 풀과 같이 자라다.* 何時(하시) : 어느 때에. / 得釤(득삼) : 낫을 얻다, 낫이 생기다. / 刈心庭(예심정) : 마음의 뜰을 베다. [번역]봄을 보내며 향그런 꽃 져버려 온 산 푸른데가랑비 부슬부슬 뻐꾸기 울음 울다봄날 시름은 풀처럼 자라거늘어느 때 낫을 얻어 마음의 뜰 베리오 [시작노트]이 시는, 필자가 몇 해 전에 “봄이 간다커늘”로 시작되는 시조를 한역하고 이를 칼럼으로 작성하여 발표하면서 소개한 적이 있다. 그때 필자는 이 시 앞머리에 아래와 같은 짧은 글을 덧붙였더랬다.심사가 고단하면 봄날 시름이 없을 수 없다. 세월이 가도 시름이 사라지지 않는 것은, 어떤 시름이 사라졌다 해도 새로운 시름이 그 자리를 대신하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마음의 뜰에 지금도 시름의 풀이 무성하니, 역자가 막바지 총각 시절에 지은 아래 시는 여전히 진행형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말한 그대로 이 시는 필자가 막바지 총각 시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