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처럼 고의적인 분식회계로 결론나면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과정이 적절했는지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당시 합병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에 삼성의 지배 구조 마저 흔들리게 됐습니다.

송민화 기자입니다.

<기자>

증선위가 고의 분식회계이라고 내린 결론은 삼성의 지배 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015년 이재용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던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 적정하지 않았다는 뜻으로 풀이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당시 자산 가치가 3배 이상 큰 삼성물산이 분식회계 이후 합병비율에서는 0.35 대 1로 오히려 제일모직보다 3배 가까이 저평가된 채 합병이 이뤄졌습니다.

이로 인해 당시 삼성물산의 주식을 단 한주도 가지고 있지 않던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주식을 16.5% 보유하게 돼 단숨에 최대주주로 올라서며 그룹 내 지배력을 확보했습니다.

이처럼 승계 구도의 의도가 명백해지면서 이제 여론의 칼끝은 이재용 삼성 부회장을 향하고 있습니다.

과거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과 관련해 박근혜 전 대통령 항소심에서 이 부회장은 승계를 위한 묵시적 청탁이 있었다는 판결을 받았지만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바 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 판결을 남겨둔 상황에서 증선위의 이번 결론이 이 부회장의 판결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삼성물산 최대주주인 이 부회장과 삼성물산 지분의 30% 이상을 소유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등 오너 일가의 대주주 적격성 문제도 도마 위에 오를 것이란 예측까지 나옵니다.

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할 당시 국민연금 등 정부에서 부당하게 개입해 손해 봤다고 주장하는 엘리엇과 같은 합병 반대 집단의 반발이 다시 수면 위로 오를 수 있어 분식회계 과정에서 불거진 ‘불똥’이 삼성 지배 구조 전반을 뒤흔들 수 있는 상황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송민화입니다.

송민화기자 mhs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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