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연루된 국정농단 사태 '최순실 게이트' 때문에 야기된 한국 정부의 마비상태가 앞으로 몇 달 동안 이어질 수 있다고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이 지적했다.

한반도를 비롯한 동아시아 문제에 정통한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은 24일(현지시간) 시사주간 뉴스위크 기고문에서 "박 대통령이 즉각 사임할 지와 무관하게 이런 현상이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번 스캔들이 박 대통령의 통치력을 고갈시켰다"고 진단하면서 "그러나 박 대통령을 대신할 사람이 등장하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알 수 없다"고 내다봤다.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은 이어 "(이번 사태를 놓고) 한국 국회에서 격렬한 논쟁이 벌어질 것"이라면서도 "대통령이 사임하면 60일 이내에 선거를 치러야 하지만 어떤 한국 야당도 그렇게 짧은 시간 안에 후보를 낼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조기 대선이 현실화될 경우 한국이 정치적 안정을 위해 달성해야 할 세 가지 과제로 합법적 정권교체 절차를 거치기 위한 일정 수립, 정치권력의 진공상태 극복, 정당별 단기적 이익을 고려하지 않은 개헌 논의를 제시했다.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은 다만 "현재 박 대통령에게는 한국인들의 사임 요구에도 불구하고 권력을 고수해야 할 충분한 동기가 있다"며 박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날 가능성을 낮게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