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연 오로라월드 이사(왼쪽)와 유충길 핀콘 대표가 지난 2일 스마트토이 공동개발 협약을 맺었다. 오로라월드 제공
노재연 오로라월드 이사(왼쪽)와 유충길 핀콘 대표가 지난 2일 스마트토이 공동개발 협약을 맺었다. 오로라월드 제공
완구업체 오로라월드는 모바일 게임사 핀콘의 게임 ‘헬로히어로’ 장난감을 개발 중이다. 단순한 캐릭터 장난감이 아니다. 스마트폰과 연동하는 ‘스마트토이’다. 제품 속에 근거리무선통신(NFC) 칩이 내장돼 있다. 스마트폰을 가까이 대면 이 장난감이 모바일 게임 속 캐릭터로 변해 움직인다. 사용자는 이 캐릭터로 게임을 할 수 있다. 오로라월드는 캐릭터 장난감 판매액의 일부를 핀콘에 로열티로 지급할 예정이다.

오로라월드는 보유한 캐릭터 장난감을 게임으로 개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장난감 캐릭터를 게임으로

국내 완구 업체들이 잇달아 ‘스마트토이’를 내놓고 있다. 장난감을 사면 게임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캐릭터로 변하거나, 게임을 개발할 때 기존에 많이 팔린 장난감을 주인공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사물인터넷(IoT) 완구인 셈이다.

영실업은 로봇완구 시리즈 ‘바이클론즈’를 게임으로 제작하고 있다. 게임 개발은 게임 전문 개발사 셈스게임즈가 맡았다. 게임을 잘해서 로봇 캐릭터를 획득하면 이 장난감을 구입할 때 가격을 할인해 줄 예정이다. 셈스게임즈의 ‘마스크마스터즈’는 아예 장난감을 만드는 게임이 소재다. 셈스게임즈는 자사의 게임 캐릭터를 3차원(3D) 프린터로 직접 제작해 볼 수 있는 체험형 공간도 마련할 예정이다.
진화하는'스마트토이'…장난감에 스마트폰 대면 캐릭터 '꿈틀'
스마트토이를 일찍부터 내놓은 손오공은 교육용 완구 시장 개척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인기 애니메이션 ‘헬로카봇 펭토킹’ 캐릭터 완구가 대표적이다. 음성을 인식해 말을 따라하는 등 간단한 대화가 가능한 게 특징이다. 스마트폰과도 연동해 앱(응용프로그램) 내에서 다양한 부가 콘텐츠를 제공한다.

◆美시장 2018년 10조원 규모

완구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스마트토이’를 내놓고 있는 것은 주된 소비층인 유아들이 영상물과 스마트 기기에 친숙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속 캐릭터를 직접 만져보고 가지고 놀고 싶어하는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제아무리 잘 만든 장난감이라 해도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에 등장하지 않으면 잘 사지 않는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 설명이다. 여기에 IoT 기능까지 넣어 온·오프라인 경계를 허무는 완구가 대세란 얘기다.

세계 완구 시장의 ‘화두’도 스마트토이다. 블록 장난감으로 유명한 덴마크 레고가 가장 적극적이다. 가속도 센서와 통신칩이 들어간 ‘레고X’는 집과 같은 구조물을 만들면 그 형태가 실시간으로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에서 재현된다. 컴퓨터 언어인 프로그래밍의 기본 개념과 원리를 가르치는 코딩 교육과 연계한 블록 장난감 ‘위두’도 있다.

액티비전블리자드는 장난감과 게임을 연동하는 ‘스카이랜더스’ 시리즈로 2010년부터 2015년 2월까지 1억75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바비인형’의 미국 매텔은 와이파이 통신으로 대화가 가능한 ‘헬로바비’를 판매 중이다. 월트디즈니 또한 NFC와 증강현실(AR) 기술을 이용한 ‘디즈니 인피니티’와 ‘플레이메이션’을 최근 내놨다.

안정훈 셈스게임즈 대표는 “게임과 오프라인 완구가 연동되는 융합 완구 시장이 미국만 해도 올해 1조원에서 2018년까지 10조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민하/이우상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