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서울 용산 신라아이파크면세점에서 아오란 임직원이 쇼핑을 하는 모습. / 사진=HDC신라면세점 제공

지난달 31일 서울 용산 신라아이파크면세점에서 아오란 임직원이 쇼핑을 하는 모습. / 사진=HDC신라면세점 제공

'월미도 치맥파티'의 주인공, 중국 아오란 그룹 임직원이 면세점 싹쓸이 쇼핑으로 또 한번 주목을 받은 가운데 이번 단체 쇼핑을 유치한 신규 면세점과 그렇지 않은 기존 면세점 간에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HDC신라 등 신규 면세점은 유치 노력과 매출 증대 효과를 강조하며 홍보에 열을 올리는 반면, 롯데 등 기존 면세점은 아오란 측과 조건이 맞지 않아 유치하지 않았을 뿐이라며 의미를 축소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아오란 임직원 6천여명은 지난달 31일과 이달 1, 2일에 걸쳐 용산 HDC신라면세점과 여의도 갤러리아면세점63 등 서울 지역 면세점을 잇달아 방문했다.

이들 면세점은 대부분 신규 면세점으로, 아오란 임직원의 방문으로 개장 이래 최고 매출액을 기록했다.

HDC신라면세점은 31일과 1일 이틀간 전체 매출이 평소의 3배 이상(230%) 증가했고, 갤러리아면세점63의 1∼2일 매출은 3월 하루 평균 매출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아오란 임직원들의 면세점 싹쓸이 쇼핑이 대규모 치맥파티에 이어 큰 화제가 되면서 이들 신규 면세점은 매출뿐 아니라 홍보 효과도 톡톡히 누렸다.

명품 브랜드 유치 난항, 매출 부진 등으로 고전하던 신규 면세점에 오랜만에 긍정적인 뉴스가 등장한 것이다.

이번 아오란 그룹의 단체 쇼핑 대상에 롯데 등 기존 면세점은 포함되지 않으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롯데면세점은 이에 대해 아오란의 이번 한국 여행을 담당한 현지 여행사에서 제안이 들어왔지만 과도한 인센티브(수수료)를 요구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신규 면세점의 경우 방문 인원이 적으니 매출을 늘리기 위해 높은 인센티브도 감수하겠지만,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이 30% 이상을 기록하는 기존 면세점으로서는 그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일회성 행사를 유치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그것은 양측의 여러 조건이 맞아떨어져야 가능한 것"이라며 "단체 하나를 유치하는 것보다 꾸준히 많은 고객이 방문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신규 면세점 측은 지난 2월부터 아오란과 접촉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으로 유치가 가능했다고 반박했다.

HDC신라면세점 관계자는 "면세점 쇼핑은 1차 방문이 중요한데 우리는 2월에 중국으로 직원을 급파해 1차 방문을 따낼 수 있었다"며 "인센티브 문제라기보다는 적극성의 차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여행사 쪽에서 기존·신규 면세점에 제시한 인센티브는 큰 차이가 없었을 것"이라며 "아무리 신규 면세점이 사정이 급해도 적자를 보면서까지 영업을 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아오란 그룹의 면세점 단체 쇼핑을 둘러싼 기존·신규 면세점 간의 신경전은 그동안 서울 시내 면세점 추가 승인 문제를 놓고 계속돼 온 양측 갈등의 연장선상이라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아오란의 방한이 갑자기 큰 이슈가 되면서 신규 면세점에게는 호재가 됐지만, 기존 면세점으로서는 분명히 아쉬운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기자 gatsb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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