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기업들 '실적 절벽'] 반도체도 힘 빠져…"삼성전자, 올해는 매출 200조 힘들 듯"
한국의 간판기업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다섯 분기 만에 감소했다. 실적 회복을 이끌던 반도체 사업이 어려워진 탓이다. 스마트폰에서 시작된 위기가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부품사업으로까지 전염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대로는 올해 연매출 200조원 달성이 힘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에 매출 53조3200억원, 영업이익 6조1400억원을 냈다고 28일 발표했다. 매출은 전 분기보다 3.1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6.92% 감소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2014년 3분기(4조600억원)에 바닥을 찍은 뒤 그해 4분기부터 작년 3분기까지 네 분기 연속 증가했다.

회복세가 꺾인 주요인으로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부품(DS) 사업의 부진이 꼽혔다. 삼성전자는 작년 3분기 반도체 사업에서 3조66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하지만 작년 4분기엔 2조8000억원으로 줄었다. 디스플레이 영업이익도 전 분기(9300억원)의 3분의 1 수준인 3000억원에 그쳤다. PC,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기기 수요가 둔화돼 D램과 패널 가격이 떨어진 탓이다.

스마트폰 사업 역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IM(IT·모바일)부문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2조2300억원에 그쳤다. 작년 4분기에 실적이 호전된 사업은 CE(소비자가전)부문이 유일했다. 전 분기(3600억원)보다 127% 증가한 82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2009년 3분기 이후 최대다.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확대한 덕분이다.

삼성전자는 작년에 매출 200조6500억원, 영업이익 26조4100억원을 기록했다. 2012년부터 ‘매출 200조원대’를 이어갔다. 하지만 올해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명진 삼성전자 IR팀 전무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올해는 IT 수요 약세가 지속돼 작년 수준의 실적 유지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외형 성장보다는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강화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