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자동차 안에 결제 기능을 담기로 결정하면서 자동차회사가 이른바 결제사업에 진출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기아차는 앞으로 담아낼 기능은 '직접 결제'라기보다 이른바 신용카드 등을 통해 결제하되 자동차로 본인 인증을 하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

5일(현지시간) 라스베가스 만달레이호텔에서 열린 2016 CES 기아차 컨퍼런스에서 황승호 부사장은 앞으로 기아차가 구현할 자율주행 기술을 소개하면서 자동차 안에서 직접 결제가 가능한 기능을 담겠다고 밝혔다. 이른바 '삼성 페이', 또는 '카카오페이'처럼 '기아 페이(pay)'를 언급한 셈이다. 황 부사장은 "휴대폰을 터치하면서 결제하는 것보다 자동차 내의 넓은 모니터를 활용하는 게 많은 장점이 있을 것"이라며 "소비자에게 매우 유용하다고 판단해 넣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CES]기아차, 자동차에 결제 기능 넣는다

하지만 직접적인 결제 사업 진출에 대한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그는 "기아차가 직접 결제 사업에 나서는 건 아니고, 결제 기능을 넣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기아차 연구소 HMI(Human Machine Interface) 서호철 팀장은 "현대기아차 계열사 중 현대카드가 있다"며 "예를 들어 현대카드 보유자가 해당 카드로 결제하되 자동차에서 결제토록 할 때 자동차가 본인 소유자라는 점을 인증하는 역할이고, 삼성페이나 카카오페이처럼 직접 결제 사업에 나서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결제의 경우 수수료 수익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기아차가 자동차를 결제 수단으로 만드는 것 자체도 적지 않은 관심을 끌어내고 있다.

[CES]기아차, 자동차에 결제 기능 넣는다

한편, 이날 기아차는 자율주행 기술을 소개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기아차 황승호 부사장은 일부 차종에 적용 중인 차선이탈경보시스템(LDWS), 차선유지 지원 시스템(LKAS),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AEB) 외에 제네시스 EQ900에도 활용된 고속도로 자율주행 시스템(HAD), 혼잡구간 주행지원 시스템(TJB)을 집중 내세웠다.

구체적인 자율주행 로드맵도 공개했다. 올해 말까지 개선된 ADAS(Advanced Driving Assistance System)를 선보인 후 2020년에는 부분적으로 자율주행이 가능한 단계로 끌어올린다. 여기에는 교통사고 및 운전 스트레스 제로가 포함된다. 이어 2025년에는 높은 자율주행으로 진화시키고, 2030년이 되면 완벽한 자율주행 자동차를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CES]기아차, 자동차에 결제 기능 넣는다

자율주행의 기술 슬로건으로 '드라이브 와이즈(Drive Wise)'도 발표했다. 드라이브 와이즈는 크게 안전(Safety), 편리(Convenience), 효율(Efficiency)로 구분된다. 세 가지 분야에서 각각의 기술을 발전시켜 현명한 주행으로 진화시킨다는 얘기다. 황 부사장은 "ADAS와 자동차 내비게이션, 그리고 텔레매틱스를 완벽하게 조합해 지능형 주행력을 완성하게 된다"며 "자동차가 사물의 연결성(Connectivity)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라스베가스=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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