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1·2·3차 발사 모두 연기된 전례
해외에서도 카운트다운 돌입 후 중단 흔해

나로호 발사가 성공하려면 수많은 변수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착착 맞아 들어가야 한다.

발사체의 15만개 부품이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양면에서 모두 정상 작동해야 함은 물론이고, 강풍·호우·낙뢰 등 기상이변이 없어야 하는 데다 주변을 지나는 선박·비행기·인공위성 등과의 충돌 가능성 등 주변 여건도 고려해야 한다.

나로호의 3차 발사 예정 시간대는 30일 오후 3시 55분에서 7시 30분까지로 돼 있으나 우주발사체가 하늘로 치솟는 모습을 보기 전까지는 아무도 발사일이나 시각을 장담할 수 없다.

당초 작년 10월 26일 이뤄질 예정이었던 나로호 3차 발사도 예정 시각을 몇 시간 앞두고 헬륨 가스를 주입하는 과정에서 하자가 발견돼 중지됐다.

결국 한 달여 뒤인 11월 29일 오후 4시로 발사 예정 시각이 다시 잡혔으나, 이번에는 예정 시각을 단 16분 남겨 놓고 상단의 전기모터 펌프에 문제가 발견돼 발사가 또 중단됐다.

이에 앞서 실패로 끝난 나로호 1·2차 발사도 원래 발표했던 일정대로 진행되지는 않았다.

나로호 1차 발사는 당초 2009년 7월 30일로 예정됐으나 시험장비 소프트웨어의 결함으로 발사 7분 56초를 남기고 중지됐다.

예정일을 3차례 연기하는 우여곡절 끝에 8월 25일 1차 발사가 이뤄졌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역시 실패로 끝난 나로호 2차 발사 때도 발사일이 한 차례 연기됐다.

2010년 6월9일 오후 5시 발사를 3시간 앞두고 발사체 옆에 위치한 소방시설에서 갑자기 흰색 소화용액이 분출되면서 발사가 다음날로 미뤄졌다.

우주로 가는 길이 결코 순탄치 않음을 보여주는 경험이다.

해외 사례를 보면 철저한 점검을 거쳐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는데도 갑작스러운 경고음과 함께 발사가 지연되거나 중단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인도는 2001년 3월28일 우주발사체 GSLV의 발사를 불과 1초 남겨놓고 자동제어시스템이 액체엔진 부스터의 오작동을 감지해 카운트다운을 중단했다.

이 발사체는 2007년 9월2일 발사 때도 발사 15초 전 정전으로 멈췄으며, 이후 정비를 거쳐 발사했으나 궤도진입에 실패했다.

일본도 2003년 9월27일 H2A 발사 직전에 발사체 자세계측장치 내 전압변환기의 동작 불안정으로 이상 신호가 감지돼 발사를 중지했다.

H2A는 한 달여 뒤인 10월29일 발사됐지만 노즐의 온도 상승으로 문제가 생겨 105초 후 지상 관제소의 명령으로 파괴됐다.

유럽연합(EU)의 아리안5는 2006년 2월 21일 발사될 예정이었지만 지상장비 이상으로 발사가 3일 뒤로 연기됐다.

이어 위성회로 이상 여부 확인을 위해 발사를 다시 연기했다가 3월 9일 카운트다운에 들어갔지만 이번에는 발사체 상단의 압력이 떨어져 발사를 중단했다.

결국 3월11일 네 번째 시도에서 발사에 성공했다.

미국의 우주왕복선 엔데버호 역시 2009년 6월 13일 연료주입 지상설비 문제로 발사가 중단된 뒤 6차례나 더 연기한 끝에 7월 15일 발사에 성공했다.

눈여겨 볼 것은 이 같은 발사중지 명령 대부분이 자동제어시스템에 의해 이뤄졌다는 점이다.

문제가 발견되면 발사 직전일지라도 자동으로 발사 중지 명령을 내려 우주발사체의 궤도진입 성공률을 높이는 자동제어시스템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나로우주센터<고흥>연합뉴스) 임화섭 신호경 김경윤 기자 solatido@yna.co.krshk999@yna.co.krheev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