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절없는 환율 하락 속에서도 기획재정부 외화자금과는 이삿짐을 싸느라 분주하다. 세종시 이전 작업을 이번주 내에 마쳐야 하기 때문이다.

재정부 국제금융정책국이 있는 정부 과천청사 1동 5층은 오는 13일부터 본격적인 세종시 근무체제에 돌입한다. 외환시장 모니터링과 시장개입 등 ‘실전’을 맡은 외화자금과도 예외는 아니다. 김성욱 외화자금과장은 “환율 움직임을 예의주시해야 하는 시점이지만 그렇다고 이전 작업을 미룰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외화자금과가 운영하는 딜링룸이 특히 문제다. 두어평 남짓의 작은 공간이지만 외신과 주문정보 등을 주고받으려면 수많은 네트워크 장비가 필요하다. 10일엔 직원 한 명이 세종시로 급파됐다. 불의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딜링룸의 회선작업부터 미리 해놓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재정부 일각에선 ‘외화자금과라도 당분간 서울에 남아 있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시장정보를 수집하고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 금융업계 등과 유기적 협력관계를 구축하려면 아무래도 가까이 있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이미 싸기 시작한 이삿짐을 풀 수 있는 길은 없어보인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