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다양한 소비자단체들이 제품 정보를 공개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를 인정받는 단체는 미국의 ‘컨슈머리포트’다.

컨슈머리포트는 1936년 미국의 비영리단체인 소비자연맹이 창립했다. 정부의회나 규제기관에 출석해 증언하거나 탄원서를 내고 소비자를 대신해 소송을 제기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현재 컨슈머리포트 뉴욕 본사에 근무하는 직원은 650여명에 달하며, 구독료와 기부금만으로 운영된다. 연간 구독료가 29달러인 컨슈머리포트 월간지는 구독자가 410만명에 달하고, 30달러인 웹 회원이 330만명에 이른다.

컨슈머리포트가 2010년 ‘렉서스GX460’의 안정성을 비판했을 때 도요타는 리콜에 들어갔을 정도다.컨슈머리포트가 이처럼 탄탄한 독자층과 권위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철저한 독립성에 있다는 분석이다. 이 단체는 평가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외부 광고를 받지 않는다 △제품이나 서비스의 샘플을 제공받지 않는다 △기업이 컨슈머리포트의 평가 결과를 광고에 이용할 수 없도록 한다는 등의 ‘3대 원칙’을 지키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소비자단체는 일본소비자연맹이다. 1969년 설립됐으며 사카린, 합성착색료, 플라스틱 추방운동, 원자력발전 금지운동 등을 벌였다. ‘소비자리포트’를 월 3회 발간한다. 이 밖에 상품 비교 테스트로 유명한 일본소비자협회, 일본 내 455개 부인단체를 기반으로 한 연합체 ‘일본주부연합회’ 등이 있다.

영국에선 ‘리얼 에일 캠페인’(The Campaign for Real Ale·CAMRA)이란 소비자단체가 유명하다. 맥주, 펍 등 주류라는 단일 품목에 집중하는 단체다. 1971년 설립됐으며 14만4000여명의 회원을 갖고 있다. 맥주와 펍에 점수를 매기고 맥주가이드를 발간하며 맥주축제 등을 지원한다. 영국은 이처럼 단일 품목에 특성화된 소비자단체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물 소비자단체인 ‘워터보이스’, 자동차 소비자단체인 ‘좋은 차고 계획’ 등이 활동하고 있다.

민지혜/최만수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