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의 충남 천안공장 직원들은 지난 3월 자체 생산한 전동식 조향장치(MDPS)의 받침대 크기를 줄이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운반할 때 조금이라도 부피를 줄여보자는 계산에서다. MDPS의 중간 연결부분을 접어 운송하는 게 효율적이란 제안도 했다. 모비스가 이를 실제로 채택한 결과 한 번에 트럭에 실을 수 있는 물량이 종전의 480개에서 720개로 50% 늘어났다. 이를 통한 물류절감 비용만 연 3억원에 달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국내외 직원들이 제안한 공정 개선 및 생산성 향상 방안을 대폭 채택한 결과 올해 총 2100억원의 원가절감 효과를 냈다고 16일 밝혔다. 1만여 직원의 자발적인 제안활동 참여율은 53.3%로 작년(42.2%)보다 11.1%포인트 높아졌다.

전 세계 30여개 생산공장에서 공정개선을 위해 제안한 건수만 국내 16만건,해외 3만2000건 등 총 19만2000여건에 달했다. 매일 평균 530여건씩 쏟아진 결과로 직원 1인당 19건 수준이다. 이는 개선 제안활동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는 도요타 자동차의 1인당 연간 제안건수(10~15건)를 뛰어넘는 수치다.

현대모비스는 이날 충북 진천공장에서 정석수 사장을 포함한 경영진과 국내 공장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09년 우수제안 시상식'을 개최했다. 생산설비의 소재를 바꾸는 아이디어를 내 우수 사례로 뽑힌 창원공장 생산직 신용관씨(38)는 "사소한 부분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개선방법을 고민했는데 포상까지 받아 영광"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생산현장뿐만 아니라 연구개발,물류 등 모든 부문에서 다양한 혁신활동이 자리잡고 있다"며 "올해 영업이익의 15% 정도를 직원들의 자발적인 공정개선 아이디어로 달성한 셈"이라고 강조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