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파업종료 후 처음 개최한 체어맨W 시승회 및 기자간담회에 다녀왔습니다. 장소는 인천 영종도였지요.

체어맨W는 2010년형인데, 힘이 좋은 5.0 대신 3.8 가솔린 엔진을 단 모델을 가져왔더군요. 때문에 초반 가속성능이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실내 정숙성 및 뒷좌석 승차감은 이전 모델보다 개선됐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현장취재 과정에서 복수의 쌍용차 연구원들로부터 체어맨에 디젤 엔진을 단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대형 세단에 디젤 엔진을 탑재한다면, 국내에선 처음 시도하는 것입니다.

쌍용차는 독일 메르세데스벤츠로부터 엔진을 수입해 탑재하고 있는 만큼, 체어맨 디젤 역시 벤츠의 CDI(경유) 엔진을 도입할 계획입니다. 디젤 엔진의 힘이 가솔린보다 뛰어나다는 점을 감안해 3.2ℓ 및 3.6ℓ의 2종을 시험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연구소에서 시험차를 만들어 운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쌍용차가 대형 세단에 디젤 엔진을 장착하려는 것은, 친환경적이고 연료 효율이 높은 디젤차가 점차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한 결정입니다. 벤츠, BMW, 아우디,폭스바겐 등 유럽 메이커들은 이미 디젤 엔진을 단 중대형 세단을 주력 모델의 하나로 판매하고 있지요.



체어맨은 국내에서 유일한 4륜구동형을 가진 세단이란 점과, 7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다는 점 때문에 그나마 유럽형 모델과 가깝습니다.

다만 벤츠의 (최신형이 아닌) 엔진 및 변속기를 탑재한 탓에, 유럽을 비롯한 해외 수출이 활발하지는 않습니다. (유럽시장은 한때 쌍용차 수출의 60~70%를 차지했던 곳인데,현재 판매량이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습니다.)

쌍용차가 고성능 엔진을 수입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향후 다양한 엔진을 자체 개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8기통 5000cc 가솔린 엔진을 직접 개발해 벤츠 엔진을 대체하는 한편 2.8, 3.2, 3.6 가솔린 엔진을 시험하고 있습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엔진을 최적화하기 위해 2.0 및 2.2 디젤 엔진을 새로 개발한다고 합니다. 소형 SUV에 넣기 위해 1.6 가솔린 및 디젤 엔진도 연구 중이구요.

또 향후 5년 내 플러그인 디젤 하이브리드카 및 전기차를 내놓겠다고 공개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연구해온 디젤 하이브리드카 출시계획은 접었다고 합니다. 이수원 쌍용차 종합연구소장(상무)을 만났더니, "당초 C200에 디젤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얹은 모델을 출시하려 했는데 수익성 등 여러 상황을 감안해 포기했다. 다만 그 기술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에 접목시킬 것"이라고 얘기하더군요.

참고로, 쌍용차는 내년 상반기 중 일부 차량의 성능개선 모델을 내놓은 뒤 6월 말 카이런의 후속 모델인 C200(프로젝트명)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이후 소형 크로스오버차량(CUV)인 X100,체어맨W의 마이너체인지 모델,액티언 및 액티언 스포츠의 후속 모델을 순차적으로 내놓기로 했습니다.

쌍용차의 선전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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