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오는 21일 청약을 마감하는 GM대우의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산업은행은 GM대우 지원을 위해 GM측에 요구한 조건이 하나도 충족되지 않은 상태에서 유상증자에 참여할 수 없다고 16일 밝혔다.

산은 관계자는 "이번에 프리츠 헨더슨 GM 회장이 기자회견 등을 통해 뭔가를 발표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유상증자 참여 결정 외에는 별다른 방안을 언급하지 않았다"며 "이런 상황에서 우리 역시 유상증자 참여 등의 어떠한 지원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방한한 헨더슨 회장은 지난 14~15일 민유성 산업은행장과 이명박 대통령을 잇따라 만났으나 별다른 해법을 내놓지 않은 채 돌아갔다.

GM대우 지분 27.97%를 보유한 2대주주인 산은이 이번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으면 1천300억원 내외의 실권주는 GM이 청약할 수 있다.

GM이 산은과 스즈키자동차(11.24%), 상하이자동차(9.89%) 등의 주주 몫까지 청약에 참여하면 GM의 보유지분은 현재 50.9%에서 70.1%로 높아지고 산은의 보유 지분은 17% 수준으로 낮아진다.

그러나 GM측은 이미 GM대우 증자에 2천500억원 규모만 참여한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여서 실권주 인수 여부는 아직 미지수이다.

GM대우는 또 이날 만기가 도래하는 1천258억원의 대출을 상환하겠다고 산업은행에 통보했다.

GM대우측은 매달 3억 달러씩 만기가 도래하는 선물환(총 50억 달러)에 대해서도 충분히 상환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GM대우는 1조3천762억원 규모의 금융권 여신에 대해 2011년부터 4년간 분할 상환이 가능하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indi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