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입차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배기량이 낮은 차량이 잘 팔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와 고유가 등의 영향을 받아 차량구매시 연비 등 경제적 요소를 우선시하는 소비심리가 수입차 시장에서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0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7월말까지 배기량이 2천cc 이하인 수입차의 판매량은 1만1천58대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4.9% 가량 증가했다.

이 기간에 수입차 신규 등록 대수가 지난해 동기대비 17.2% 줄어드는 등 수입차 판매가 부진했던 점과는 대조를 이루는 대목이다.

실제로 배기량이 2천cc를 넘어서는 수입차의 판매량은 작년에 비해 큰 폭으로 주저앉았다.

지난해 1∼7월 수입차 배기량별 판매량과 비교할 때 2천∼3천cc 차량이 19.4%, 3천∼4천cc 차량은 30.2%씩 판매량이 줄었다.

4천∼5천cc 차량 판매량은 38.9%나 하락했고 5천cc 이상 차량도 12.7% 가량 덜 팔렸다.

최근에도 이런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달 전체 수입차 신규 등록대수 중 2천cc 이하 차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32.4%로 지난해 8월 수치인 25.2%보다 7.2% 포인트 올랐다.

반면 2천∼3천cc급 차량의 비중은 2,3% 포인트 낮아진 34.1%를, 3천∼4천cc 비중은 5.0% 포인트 감소한 26.1%에 그쳤다.

수입차 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이 수입차를 살 때 엔진의 힘이나 차체 크기 보다는 연비 성능 등 실속있는 요소들을 더 많이 고려하면서 이런 변화가 생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수입차를 구매하는 고객 중에서 이런 경제적 요소를 중시하는 20∼30대의 젊은 구매자들이 늘어난 점도 저배기량 모델 판매가 늘어난 원인으로 꼽힌다.

배기량이 낮은 모델이 잘 팔리자 각 업체들도 중소형차 중심의 출시 전략을 내놓고 있다.

푸조의 공식 수입원인 한불모터스는 연비가 19.5㎞/ℓ에 이르는 배기량 1천600cc급 신차 `308 MCP'를 지난 7월부터 판매하고 있다.

폴크스바겐 코리아는 동급 최고 수준의 연비인 17.9㎞/ℓ를 실현하는 2천cc급 6세대 신형 `골프(GOLF)'를 오는 21일 출시한다.

폴크스바겐 코리아 관계자는 "수입차 구매를 고려하지 않았다가 경제적 요소를 고려해 중소형 수입차를 사려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며 "6세대 골프는 연비와 정숙성이 뛰어나고 중소형차에는 적용되지 않았던 다양한 편의사양을 갖춘 만큼 수입차 소비패턴 변화에 부합하는 신차"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 희 기자 prayer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