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을 처음 시작하던 10여년 전만 해도 '수십년 가도 끄떡없는 콘크리트 구조물에 뭐하러 부식방지코팅을 하느냐'는 말을 많이 들었죠.하지만 지금은 국내외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만 약 500개에 이를 만큼 수요가 많아졌습니다. "

콘크리트 염해방지처리코팅제 전문기업인 삼주에스엠씨 한규택 대표는 12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본사에서 기자와 인터뷰를 갖고 "올해 중국을 비롯해 미국,유럽 등에도 진출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삼주에스엠씨는 1997년 콘크리트가 바닷물에 의해 부식되는 현상을 막는 콘크리트 구조물 코팅제인 '코러실'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코러실은 특수접착제에 녹이 잘 슬지 않는 금속가루를 섞어서 만든다. 경쟁사 제품이 금속가루 대신 세라믹이나 탤크를 사용하는 것과 다르다는 것이 한 대표의 설명이다.

한 대표는 "단가가 비싸더라도 좋은 자재를 사용한 점과 세계 최초로 제품을 개발한 노하우가 경쟁력의 원천"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코러실을 미국,중국 및 유럽시장에 수출하기 위해 지난달 중국 특허를 받았고 미국의 기업 전문 신용평가전문기관인 던앤드브래드스트리트로부터 중소기업으로는 최고 수준인 AAA 등급을 획득했다.

이 제품을 철근콘크리트 구조물 바깥쪽에 코팅을 하면 민물은 물론 소금물이 콘크리트에 닿더라도 부식이 방지된다. 한 대표는 "콘크리트 자체의 부식보다는 내부의 철근이 부식되는 것이 더 문제"라며 "철근에 녹이 슬기 시작하면 부피가 최대 5배까지 팽창해 콘크리트의 균열을 일으키고 결국 구조물 붕괴로까지 이어질 우려가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제품을 사용하면 일반적인 철근에 9.5㎝ 이상 부식방지용 피복을 씌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회사는 지난해 12월 한국수자원공사가 GS건설을 시행사로 선정해 사업을 시작한 전국 도수관 갱생사업에서 도수관 내부 부식방지 자재공급부문 시범사업자로 선정됐다. 시범사업 공사비는 약 870억원.회사는 지난달 29일 GS건설에 부식방지 자재공급을 내용으로 한 계약을 맺었다.

도수관 갱생사업은 취수원에서 도심 상수관으로 물이 이동하는 최대 직경 2.8m짜리 콘크리트 관인 도수관 내부의 녹 및 퇴적찌꺼기를 청소해 취수 및 물 이동을 원활하게 할 목적으로 시행하는 프로젝트다. 보통 30년에 한 번 청소를 해야 하는데 전국의 도수관은 설치된 지 평균 24년이 넘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향후 10년간 약 30조원의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우선 1차적으로 경기도 팔당에서 서울 서초구 방배동까지 42㎞ 구간의 도수관 갱생사업에 부식방지 시공을 위해 참여할 예정이다.

삼주에스엠씨가 이번 사업에 뽑힌 이유는 1997년 서해대교 교량에 시공을 한 것을 시작으로 영종대교,인천국제공항 지하구조물 및 해군 부산 3함대 기지공사 등에 콘크리트 코팅 기술을 적용하는 등 수백 건의 굵직한 공사에 참여하면서 업계 선두주자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삼주에스엠씨는 최근에는 장항~군산 간 고속화철도 해안구간 구조물 및 경인운하갑문 공사에 염해방지 시공업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삼주에스엠씨는 최근 수익 다변화를 위해 친환경 플라스틱 사업에도 나섰다. 회사는 1999년부터 약 10년간 총 50여억원을 투입,매립 후 5년 안에 썩는 플라스틱을 최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미 미국과 캐나다에서 특허도 받았다. 한 대표는 "자전거 도로용 친환경 바닥재도 개발하고 있다"며 "올해 약 35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