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해외 시장 곳곳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선전하고 있지만 러시아에서는 저조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22일 유럽기업인협회(Association of European Business)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해 상반기에 러시아 시장에서 6만7천701대를 팔아 지난해 동기보다 판매량이 55.6%나 하락했다.

러시아 시장 판매 부진은 최근 더욱 심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달 현대.기아차는 러시아에서 1만271대를 판매하는 데 그쳐 작년 6월보다 61.4% 실적이 감소했다.

이 같은 현상은 현대.기아차가 주요 해외 시장에서 우수한 실적을 내고 있는 점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상반기 유럽연합(EU) 권역에서 해외 유력 브랜드들의 판매량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29만4천474대를 팔아 작년보다 4.7% 판매량이 늘었다.

시장 점유율도 0.5% 포인트 상승한 3.9%를 기록했다.

중국 시장에서는 올해 1∼6월에 작년 동기대비 45% 증가한 34만7천946대를 판매했고 시장 점유율도 9.6%에 이르고 있다.

미국 시장의 경우, 상반기 판매량이 작년보다 10% 하락한 35만2천90대를 기록했지만 시장 점유율의 경우, 2.1% 포인트가 올라 7.3%를 기록했다.

미국 자동차 수요가 상반기에 35%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선방' 이상의 실적을 거둔 셈이다.

이와 달리 유독 러시아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판매량이 현저히 감소한 것은 다른 해외 지역에 비해 러시아의 시장 침체 현상이 심각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차가 러시아에서 워낙 실적이 좋았던 점 때문에 올해 더욱 부진해 보이는 점도 있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현지 수요 감소 현상이 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안 희 기자 prayer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