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인 A씨와 기업인 B씨는 직업이 사장이다. 40대 초반부터 출세 가도를 달렸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큰 회사의 최고 자리에만 몇 번을 앉았다. 학벌도 좋고 인물도 훤하고 돈도 많고….장관 출신 정치인 C씨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차관급 이상의 고위 공직에서만 10년 가까이 활동했고,정치권에 몸담고 있는 지금도 개각이나 공기업 기관장 교체 때면 하마평에서 빠지지 않는다.

대기업에서 임원은 별이라고 불린다. 하늘의 별처럼 따기 어려운 자리라는 뜻에서다. 그런데도 별 중의 별만 골라 따가는 사람들이 있다. 잘난 그들에게 성공은 너무 쉬워 보인다. 세계적으로 사장학,성공학 책이 잘 팔리는 이유는 그들의 비결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아서다. 잘나가는 그들이 잘나가는 진짜 비결은 무엇일까.

수백명의 세계적인 인사를 인터뷰하고 책을 낸 성공학 저자 마크 톰슨은 그들의 공통점을 3P로 꼽았다. 이루고자 하는 목적(purpose)이 있고 그 일에 매진하는 열정(passion)이 있으며 이를 반드시 실행(performance)하기 때문에 성공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톰슨을 만나 얘기를 나누면서 그렇게 거창하게 표현할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나 사회에서 잘나가는 사람들의 비결은 너무 단순하다. 남들보다 더 노력하는 것이다.

전문경영인 D회장의 예를 보자.그는 말단 신입사원에서 시작해 최고가 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최고경영자가 된 지도 벌써 10년,그래도 여전히 현직이다. 남들은 모두 궁금해하지만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들은 "성공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우선 근무시간이 길다. 새벽같이 출근하고 저녁에도 10시 전에 집에 가는 일이 없다. 1주일에 조찬모임 2~3회,저녁엔 항상 비즈니스 약속이다. 저녁 약속을 마치면 반드시 회사로 들어와 못 본 신문을 다 갖고 간다. 잠도 없는 모양이다. 그가 새벽 3시에 보낸 이메일을 받아 본 임원이 한두 명이 아니다. 인터넷으로 읽은 해외업계 소식을 한 명 한 명에게 업무지시와 함께 보낸다.

그렇게 매일 일하고,읽고,사람 만나니 전문분야 지식은 물론이고 최근의 업계 이슈,해외 동종업계 소식까지 모르는 게 없다. 세월이 갈수록 내공이 쌓이고 '고수'가 되는 것이다. 일찍 나오고 늦게 들어가고 신문 다 읽고 해외뉴스 다 보고 하는,이 단순한 것이 성공을 부르는 습관이다. 그것을 경영학자들은 열정이니 목적이니 하고 멋지게 부르는 것이다. 그 습관이 매력있어 보이면 당신에게도 희망이 있다.

A,B,C,D씨는 지금도 건재하다. 그 가운데 두 명은 이번 개각에서도 하마평에 올랐다. 입각을 못했지만 서운해한다는 얘기는 들리지 않는다.

한경아카데미 원장 yskw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