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차 그룹 회장이 다음 주 초 중국 베이징(北京)을 방문키로 함에 따라 검찰의 정 회장 소환 시기가 19일 이후로 늦춰질 전망이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13일 "현대차측으로부터 `정 회장이 17∼19일 베이징 현대2공장 및 연구개발센터 착공식에 참석할 예정인데, 출국해도 되느냐'고 물어와 현대차 이미지가 손상되지 않도록 출국을 허용했다"고 밝혔다.

채 기획관은 "정 회장이 미국 출장 후 귀국하면서 검찰 수사에 한시라도 응하겠다고 공개한 바 있어 현대차의 기업경영 지장을 최소화하고 신인도 하락을 막기 위해 2박3일의 중국 출장을 허용했다.

출국금지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17일 오전 출국해 이튿날 공장 착공식에 참석한 후 19일 오후 귀국할 예정이어서 당초 다음 주 초로 예상됐던 검찰 소환은 일러야 20일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관련해 내년 1월부터 토목ㆍ건축공사를 할 수 없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어 이번 착공식이 연기되면 공장 및 연구센터 완공이 내년 말 이후로 연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이번 정 회장 출국 허용에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채 기획관은 비자금 수사일정과 관련, "이번 주말 비자금 조성 및 기업비리 관련 수사를 마무리한 후에는 기업비리 수사를 지양할 것이다"고 말해 현대차 그룹의 로비 의혹 규명 등에 수사력을 집중할 것임을 시사했다.

검찰은 또 현대차의 이정대 재경본부 부사장과 김승년 구매총괄본부장을 소환해 비자금 조성 경위와 규모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 부사장은 채양기 기획총괄본부장(사장)과 함께 현대차그룹의 자금 흐름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채 기획관은 수사 장기화에 따른 경제단체의 우려와 관련, "로비 수사는 기업경영과 무관하다.

비자금 조성 및 기업비리 관련자를 먼저 처벌한 후 용처 수사는 신중하고 조용하게 물밑에서 진행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