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얼굴인 CI(기업통합이미지)가 젊어지고 있다. CI는 기업이 고객과 만나는 가장 기본적인 수단.최근들어그룹 분할이후 새 CI를 만들거나 2~3세 경영인들이 보수적인 사업구조를 공격적으로 바꾸면서 CI가 밝고 감성적인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회사의 이름을 알리는 기능적 측면에 머물렀던 과거와는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최근 CI를 바꾼 회사는 GS그룹 LS그룹 삼양그룹 코트라 풀무원 엠파스 등. 바뀐 CI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기 위해 밝고 화사한 색깔을 사용하는 한편 회사 이름을 읽기 쉽고 부드러운 소문자로 나타내 젊은 이미지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회사의 철학과 사업방향을 CI에 녹여내려는 시도도 두드러진다. ◆원색으로 화려하게 최근 기업 CI가 추구하는 이미지는 밝고 동적이며 감성적인 디자인.특히 과감히 원색을 사용해 기업 이미지를 젊게 바꾸는 회사들이 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회사가 삼양그룹. 지난해 창립 80주년을 맞은 장수기업인 삼양그룹은 그동안의 보수적인 이미지를 벗기 위해 노랑,빨강,파랑,초록 등 화려한 원색으로 CI를 꾸몄다. LG에서 계열분리된 GS그룹의 새 CI도 오렌지,초록,파랑 등의 원색을 기본 색상으로 선택해 밝고 역동적인 기업 이미지를 연출했다. LG전선그룹에서 사명을 변경한 LS그룹도 파란색과 빨간색으로 CI를 만들었다. ◆CI에 회사 철학 담자 최근에 바뀐 기업 CI의 또 하나의 특징은 경영철학과 사업특성,비전 등 기업의 정체성을 CI에 녹여내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 LS그룹(옛 LG전선그룹)의 새 CI는 미래를 향해 전진하는 기업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화살표 모양을 사용했다. GS그룹의 경우 오렌지색으로 정유의 에너지가 상징하는 역동성을,녹색으로 유통·서비스 등의 생활편익 사업군의 성장과 배려를 표현했다. 삼양사는 인간 생활을 풍요롭게 만드는 기업의 이미지를 나타내기 위해 삶의 요소를 뜻하는 8개의 점을 조화롭게 배치했다. ◆소문자 표기 확산 삼양그룹 코트라 풀무원 엠파스 등은 최근 교체한 CI에서 사명을 소문자로 표현했다. 대문자보다는 소문자가 읽기 편할 뿐 아니라 곡선이 많아 부드러운 이미지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인터넷 주소가 대부분 소문자로 돼 있어서 인터넷에 친근한 젊은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기가 쉽다는 장점도 있다. 25일 새 CI를 발표한 엠파스의 경우 키보드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아이콘을 이용해 웃는 얼굴을 표현함으로써 젊은 네티즌들을 공략했다. CI 전문업체인 디자인포커스의 구정순 사장은 "기업들이 화려한 색상과 소문자를 사용하는 건 좀 더 고객지향적인 이미지를 쌓기 위해서"라며 "이 같은 추세는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