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카와 다목적 자동차 시장을 선점하라" 올해 부산국제모터쇼의 가장 두드러진 경향은 국내 완성차업체와 수입차 업계가 고성능 스포츠카와 다목적 자동차(MPV)에 큰 비중을 두었다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세단형 승용차는 그 비중이 줄었다. 주 5일 근무제 본격시행을 앞두고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 분야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자동차 업계의 경쟁이 모터쇼를 통해 벌어지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국내 최초의 하드톱 컨버터블 투스카니 CCS(Coupe Convertible Sliding roof)와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인 OLV(Outdoor Lifestyle Vehicle)등2대의 컨셉트카를 선보였다. 투스카니 CCS는 전동식으로 지붕과 뒷유리를 차례로 트렁크에 접어넣으면 쿠페→타르가 톱→컨버터블의 3가지 형태로 변신하고 배기량 2.7ℓ, 최고출력 167마력, 최고속도 시속 222㎞의 고성능에다 443ℓ의 화물적재공간까지 갖춰 고성능 다기능 스포츠카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된다. OLV는 승용차와 SUV, 픽업의 장점을 결합한 다목적 차량으로 탈착이 자유로운 3개의 글라스 루프와 가운데 필러가 없는 좌우 개폐식의 독특한 도어구조를 채택, 향후 현대차의 다목적 차량 개발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는 이밖에도 시판중인 싼타페를 험로주행용으로 개조한 `싼타페 마운틴니어'와 투스카니의 운동성능을 향상시킨 `투스카니 에어로'도 선보였다. 코란도와 무쏘, 렉스턴으로 이어지는 SUV의 강자인 쌍용자동차는 내년 상반기 출시예정인 고급 MPV인 `A100(프러젝트명)'을 기반으로 만든 `C.E.O'와 `엔터테인' 등 2종의 컨셉트카와 신개념의 SUV인 `라오켄'을 이번 모터쇼를 통해 최초로 공개하고 이 분야 시장 선도 의지를 분명히 했다. `A100'은 쌍용자동차가 최초로 선보일 다목적 자동차다. `C.E.O'는 이름 그대로 젊은 CEO(최고 경영자)를 타깃으로 하는 다목적 차량으로 뒷좌석 지붕을 유리로 만들어 하늘을 볼 수 있도록 했고 17인치 LCD모니터 2대와 TV, DVD 등을 갖춰 이동하는 차안에서 집무와 휴식을 함께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연예인을 공략대상으로 잡은 `엔터테인'은 고급스런 내장에다 서로 마주보고 앉을 수 있도록 한 좌석과 테이블, 냉장고, 천장에 달린 대형 TV모니터, 7개 이상의 가방을 보관할 수 있는 다양한 수납공간 등이 특징이다. 기아자동차도 쿠페와 컨버터블을 겸할 수 있는 본격 스포츠카의 컨셉트카인 `KCV-Ⅲ'을 비롯해 미니밴과 SUV를 결합한 퓨전자동차인 `KCD-1', VIP의전 및 이동 집무용 고급 미니밴 `카니발 리무진Ⅱ'를 출품했다. 수입차 부문에서도 스포츠카와 SUV차량 출품이 크게 늘어 향후 이 분야에서의 치열한 시장경쟁을 예고했다. 11개 브랜드가 출품한 33개 모델 중 절반 가까운 15개가 스포츠카와 SUV다. 외환위기때 한국시장에서 철수했다 최근 복귀한 푸조는 쿠페와 컨버터블을 겸한 2천만원대 전동식 하드톱 컨버터블 `206CC'와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를 채택한 7인승RV `307SW'를 내놓았고 폴크스바겐은 자동차전문지 `카 앤드 드라이버'지가 올해 최고의 SUV로 선정한 `투아렉'과 앙증맞은 디자인으로 인기많은 `뉴비틀의 카브리올레'를 출품했다. 또 볼보는 자사 최초의 SUV인 `XC90'와 럭셔리 오픈카 `C70'을 대표차종으로 출품했고 BMW는 최고급 로드스터 `Z4'를, 도요타 렉서스는 럭셔리 SUV인 `RX330'과 전동개폐식 하드톱 컨버터블인 `SC430'을 각각 선보였다. 메르세데스-벤츠는 SL클래스의 최고급 모델인 럭셔리 스포츠카 `SL600'을 내놓았고 아우디는 `A4카브리올레'를 출품해 관람객의 눈길 끌기에 나섰다. 부산모터쇼 사무국 관계자는 "올해 모터쇼에는 1회 때보다 훨씬 다양한 스포츠카와 SUV 등 다목적 자동차가 출품돼 향후 국내 자동차 시장이 이 방향으로 나아갈 것임을 짐작케 한다"고 말했다.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lyh9502@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