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우 청와대 정책실장은 16일 "임금 인상을 자제하고 노조의 경영 참여를 일부 보장하는 네덜란드 노사합의 모델의 정신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조찬간담회에서 "네덜란드나 스웨덴 아일랜드 등 이른바 '강소국'에선 경쟁국의 임금인상률과 비교해 노사가 임금을 정한다"며 "우리나라도 이런 점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사견임을 전제로 "유럽형 사회주의와 영·미식 시장경제를 잘 접목시킨 네덜란드 노사모델을 한국 토양에 맞게 도입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그는 노조의 경영 참여를 어느 부분까지 보장할 것인지에 대해 "독일은 노조에 너무 많은 경영참여를 보장하고 있고 미국에선 노조와의 협의 수준에서 경영에 참여시키고 있다"며 "우리나라에선 '적절한 협의' 정도가 맞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실장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 국가들이 소득 1만달러를 달성했던 때에 평균 16%의 사회보장 비용을 지출한 데 반해 우리나라는 현재 5∼10%의 사회보장 비용만을 쓰고 있다며 앞으로 사회안전망 구축과 같은 복지 비용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실장은 이날 자신이 제시한 네덜란드식 노사모델이 언론의 집중 포화를 맞고 있는 데 대해 "내용이 곡해됐다"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