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이 북한에 송금한 2천2백35억원 등 산업은행 대출금 5천억원 전액의 최초 입출금은 '제3의 계좌'가 아닌 현대상선 보유계좌를 통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감사원이 4일 밝혔다. 감사원 고위관계자는 "2000년 5월18일 현대상선이 산업은행으로부터 대출받은 1천억원과 북한에 송금된 2천2백35억원을 포함해 같은 해 6월7일 대출받은 4천억원은 1원의 예외도 없이 현대상선 보유계좌를 통해 최초 입출금 과정을 거쳤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5천억원 전액의 최초계좌가 현대계좌인 것으로 확인된 만큼 계좌추적을 하면 비교적 쉽게 흐름이 파악돼 북한으로의 송금경로를 알 수 있지만 감사원은 최초 계좌 이후 흐름에 대해선 계좌추적권이 없어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수표에 적힌 신원불명 6명의 이서 문제에 대해서는 "외환은행 등 금융기관으로선 신원불명 수표를 제시했더라도 입금목적이었던 만큼 당장 돈을 내줘야 하는 위험부담이 없고 문제의 수표가 입금 당일 또는 직후 산업은행에 회수(추심절차)되면서 가짜수표 여부까지 확인되기 때문에 이서 내용은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상선이 수표를 제시하면서 달러화,계좌이체 등 당장 현금화를 요구했다면 금융기관은 허위수표에 따른 금융손실을 막기 위해 즉각 확인절차를 거쳤을 것이며 확인작업의 핵심도 이서내용이 아닌 위조수표 여부"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금 방법에 대해 "전세계에 나가있는 현대 해외법인망의 입출금과 뒤섞여 자연스럽게 달러화로 북한에 직접 전달되거나 제3국에 개설된 북한계좌로 입금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홍영식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