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사흘만에 상승, 1,173원선으로 반등했다. 지난 이틀간의 하락세를 뒤로하고 미국 달러 강세전환으로 큰 폭 반등했다. 미국 달러화가 뉴욕 증시 급락과 달리 기술적인 반등세를 보이자 약세 흐름에서 탈피했다. 유로/달러는 8일만에 등가 이하로 떨어졌고 달러/엔도 117엔대를 회복했다. 달러/원 환율은 국제 외환시장의 큰 그림 속에 편입됐다. 역외세력의 매수세가 달러 강세를 등에 업고 시중 물량을 흡수했고 국책은행도 꾸준하게 매수에 나섰다. 다만 월말을 앞둔 업체 네고물량이 전날에 이어 많이 출회된 것으로 알려졌고 SK텔레콤 지분 매각대금 공급 예상 등이 상승을 제한했다. 포지션이 무거운 상태로 알려져 달러/엔의 상승을 따라갈만한 여력은 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7.50원 오른 1,173.10원에 마감했다. 전날 종가대비 상승폭은 올들어 지난 1월 22일 11.00원, 6월 12일 8.10원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으며 1월 8일의 오름폭과 동일했다. 장중 고점은 1,174.00원, 저점은 1,166.00원으로 하루 환율변동폭은 8.00원을 기록했다. 이날 현물환 거래량이 서울 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를 합해 37억달러를 돌파, 지난 1월 8일 39억140만달러, 1월 7일 38억8,140만달러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를 가리켰다. ◆ 달러 흐름 '촉각' = 시장은 달러/엔 환율의 움직임에 보조를 맞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달라화의 반등 조정이 이어진다면 달러/원의 추가 상승 가능성도 충분하다. 다만 네고물량 출회로 시중 물량부담이 커 상승폭을 제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화 조정이라는 큰 흐름 속에 있었다"며 "역외에서 많이 매수하고 과매도분을 환매수한 측면도 있으나 수급상 수요우위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 강세가 반등을 이끈 모양새라 내일도 달러 동향에 따라 등락이 일어날 것"이라며 "1,170원은 일단 지지되는 가운데 1,175∼1,176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역외세력이 초반 매수에 강력히 나섰으나 오후에는 뜸했으며 국책은행도 꾸준하게 사자에 나섰다"며 "그러나 어제에 이어 오늘도 네고물량이 많아서 포지션이 꽤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엔이 좀 더 오르면 달러/원도 추가 상승할 수 있으나 물량 부담이 상승을 제한할 것"이라며 "일시적으로 1,170원을 깨면 1,168∼1,169원까지 내릴 수 있고 위로는 1,175∼1,176원을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 미국 달러화 조정 = 달러화가 뉴욕 증시의 하락세에도 불구, 강세로 전환되는 조정을 보였다. 일본이 다른 나라와 정책적 공조를 통해 엔화를 매도할 것이란 예상이 시장에 퍼졌으며 유로/달러는 8일만에 등가수준 밑으로 하락하고 달러/엔 환율은 117엔대로 올라섰다. 시장은 달러화가 그동안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으로 해석하는 측면이 강했다. 약세 추세의 전환은 아니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전날 뉴욕에서 증시 폭락에도 불구, 일본 외환당국 개입 가능성 고조로 116.20엔을 기록한 달러/엔은 이날 일본 정부의 구두개입과 달러매도초과(숏)포지션 커버수요로 117엔대를 회복했다. 달러/엔은 장중 117.54엔까지 올라섰으며 오후 5시 1분 현재 117.41엔을 기록중이다. 엔/원 환율은 100엔당 1,000원 밑으로 하회, 같은 시각 998원선을 거닐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994억원의 매도우위인 반면 코스닥시장에서 14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 엿새째 매도공세를 연장했다. 역송금수요로 작용, 환율 상승요인이 될 전망이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환율은 전날보다 4.40원 높은 1,170.00원에 출발, 이내 고점 매도세로 이날 저점인 1,166.00원까지 밀린 뒤 1,168원선에서 매매공방을 벌이다가 달러/엔 상승 등으로 10시 13분경 1,172.90원까지 올랐다. 이후 네고물량 등으로 10시 44분경 1,168.90원까지 밀렸던 환율은 달러/엔이 117엔에 근접하자 1,170원대를 회복, 오름세를 강화해 11시 52분경 1,172.00원까지 올라선 뒤 1,171.6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20원 높은 1,171.8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엔 약세를 반영, 1시 33분경 1,173.60원까지 올랐으나 고점 매물과 달러/엔 반락으로 2시 20분경 1,171.70원까지 되밀렸다. 이후 환율은 달러/엔과 네고물량이 공방을 펼치며 1,171.40∼1,173.40원을 오가다가 달러/엔 재상승으로 4시 10분경 1,174.00원까지 올라섰다가 매물벽을 만나 1,173원선으로 반락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23억5,94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3억4,12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스왑은 각각 2억1,500만달러, 4억3,410만달러가 거래됐다. 24일 기준환율은 1,171.1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