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젖소 도태 조치에도 불구하고 국내 분유재고가 계속 누적되는 가운데 올들어 외국산 분유 수입이 작년보다 크게 늘어 분유수급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4월까지 외국산 유제품 수입량은 모두 3만8천219t(미화 7천357만달러)으로 작년동기의 3만5천953t(미화 6천565만달러)에 비해 물량은 6.3%, 금액은 12.1%가 각각 늘어났다. 특히 올해 1∼4월 수입 유제품 중 분유는 1만972t(탈지 1천706t.전지 352t.조제897t.혼합 8천17t)으로, 작년동기의 7천620t(탈지 1천981t.전지 258t.혼합 4천324t.조제 1천57t)보다 44%나 증가했다. 올들어 4월말까지 수입된 외국산 분유는 4월말 현재 국내 분유 재고량(1만7천237t)의 64%에 해당되는 분량이다. 그밖의 수입 유제품은 치즈 1만683t, 유장분말 6천573t, 유당 5천8t, 기타 유장2천719t 등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말 5천800t에 불과했던 국내 분유재고는 4월말 1만7천237t까지 불과4개월 동안 3배로 늘었고, 연중 성수기로 접어드는 5월 이후에도 5월말 1만8천976t,6월 20일 현재 1만9천721t으로 증가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6월 20일 현재 분유재고는 적정량(4천t)의 5배 규모이다. 분유재고가 이처럼 쌓여가면서 최근에는 국산 분유가 생산비(㎏당 7천원)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입 분유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수입 분유는 ㎏당 탈지분유 2천600∼2천900원, 전지분유 3천200원, 혼합분유 3천300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다. 한편 농림부는 원유(원료우유) 생산량을 줄이기 위해 국내 원유 생산 젖소의 10%인 3만마리를 도태시키기로 하고 지난 4월23일부터 6월22일까지 2개월간 전국 낙농가에 자율 도축을 권고했으나 목표의 60%인 1만8천여마리를 줄이는데 그쳤다. 농림부는 이에 당초의 `자율 도축' 방침을 바꿔 젖소 도태에 참여하지 않은 농가에 대해 미도축 젖소 1마리당 하루 20㎏씩 집유량을 줄이고, 추후 젖소를 도축한 경우에도 도축 완료 시점부터 60일간 지연 기간에 적용됐던 집유 제한량만큼 원유대금을 분유로 지급할 방침이다. 유업체 관계자는 "남는 우유를 분유로 가공하는 비용이 수입 분유 가격의 2배가 넘는다"면서 "분유재고 누적으로 유업체들의 원가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한기천기자 cheon@yna.co.kr